2020년 7월 1차 편집부 추천작

“뮤즈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걸 쓰라는 듯이 이야기를 내어 주죠.”

오늘날 ‘뮤즈’는 예술계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다. 디자이너의 뮤즈, 화가의 뮤즈, 작곡가의 뮤즈 등등 우리는 예술가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존재를 ‘뮤즈’라고 칭한다. 본래 뮤즈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예술과 학문의 여신으로, 보통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의 자매 여신들로 나타날 때가 많았기 때문에 복수형으로 무사이라 불리기도 했다. 고대의 작가들은 자신은 뮤즈 여신들이 노래하는 것을 단지 받아 적을 뿐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는데, 「뮤즈의 속삭임」은 바로 이 부분에 착안한 독특한 호러 작품이다.

제대로 된 글을 단 한 번도 완성해 본 적 없는 무늬만 글쟁이인 ‘나’의 앞에 기이한 존재가 나타난다. 바다의 비린내를 물씬 풍기며 나타난 축축하고 괴이한 그것은 내 귓가에 너무도 완벽한 이야기를 속삭이고 사라진다. 나는 그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적은 글로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 자신의 성공이 스스로의 것이 아니라는 열등감, 앞으로 뮤즈가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것에 대한 두려움 등 온갖 부정적 감정에 시달리게 된 내가 마약에 의존할까 고민마저 하던 순간, ‘뮤즈’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나는데…….

본래 자신의 것이 아닌 능력으로 성공하게 된 주인공의 갈등과 두려움을 상상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나, 의심했다가 인정하고, 긍정했다가 부정하며 천국과 지옥을 수도 없이 오락가락하는 그의 정신상태를 적나라하게 펼쳐 보이는 작가의 묘사가 좋은 덕분에 몰입감 높게 읽어내릴 수 있다. 간간이 섞여 있는 시니컬한 유머도 진지한 호러 사이에 적당한 완급 조절을 해 주고 있어, 제법 긴 분량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예술가라면 누구나 열망할 ‘뮤즈’의 존재에 대한 이 흥미진진한 고찰을 만나 보자.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