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던 날, 마침 내린 비를 피해 들어간 곳은 빵집이었다. 흰색 간판에 그저 ‘빵’이라고만 적힌데다, 무뚝뚝한 주인장과 오직 한 종류의 빵만을 팔 뿐이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나의 발길은 매일 자연스레 그곳으로 향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함에 물었다. 왜 빵이 한 종류뿐이냐고.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싸늘한 표정뿐이었다.
지난 편집장의 시선에 소개된 「빵」은 소소한 일상을 감각적으로 담아낸 화자의 매력적인 서술로 구성된 작품이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화자의 궁금증이 불러낸 독특한 결말은 작품 전반이 가진 나름의 매력과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