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꿀벌

작가

밤꿀벌

작가 코멘트

밤꿀은 벌들이 가장 수고로이 따는 꿀입니다.. 밤꽃 특유의 냄새가 벌들에게는 역하게 느껴져, 벌들은 사실 밤꽃을 즐겨 찾지 않습니다. 그래서 양봉가들은 밤꿀 채취를 위해 벌들을 가혹하리만큼 굶깁니다. 이렇게 아사 직전까지 벌들을 굶기게 되면 나이 든 벌들은 꿀을 따기도 전에 죽습니다. 살아 남은 젊은 벌일지라도, 밤꽃의 ‘탄닌’ 성분에 의해 벌들은 곧 마비되어 죽어갑니다.

밤꿀벌을 따는 벌의 생은 어쩌면 우리 아버지와 닮았고, 어머니와 닮았습니다. 손톱 크기만한 미물이지만 한 생명이 이룩한 젖줄은 아이의 기쁨이 되고, 위로가 되며, 약이됩니다. 그래서 밤꿀은 수많은 벌들이 그 생을 바쳐 만들어 낸 유언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