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살인범이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 걸까. 영화나 드라마에선 가끔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지만, 대개는 경찰이 살인범의 가족에게 수사를 협조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지금 내 앞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최승현이라는 남자는 경찰도 아니고 탐정도 아니다. 그는 영상을 만들어 팔거나 인터넷에 올려 돈을 버는 사람이었다.
“김성미는 살인범이라고요.”
그리고 그의 말에 의하면, 오늘 나와 데이트를 할 김성미를 잘 알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자세한 건 아직 알려드릴 수 없지만, 장담하죠. 김성미는 아직도 위험한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함께 있을 때 절대 방심하지 마세요. 너무 가까이 가지도 말고.”
이른 아침이라 우리가 말고는 손님도 없는 카페에서, 최승현은 누가 듣기라도 할 것처럼 속삭였다. 나는 어이 없다는 표정 말고는 보여줄 게 없었다.
“아니, 그러니까… 당신이 뭔데 자꾸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냐고요. 정 의심이 가면 차라리 경찰에 신고하든가.”
나는 얼른 자리를 뜨고 싶었다. 최승현은 내 싫증을 읽은 듯 조금 가벼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민 씨에게 제안을 하는 거예요. 대박을 칠 수 있는 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