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추부의 신전에 들어가 이렇게 읊는 것은 성직자들이 화요일마다 행하는 관습이었다. “세상엔 오로지 추부 님만이 존재하십니다.”
그러면 모든 사람들이 따라서 외쳤다. “세상엔 오로지 추부 님만이 존재하십니다.” 그리고 추부에게 꿀과 옥수수 열매와 기름을 바쳤다. 그는 그렇게 찬미되었다.
나무의 색깔에서 알 수 있듯, 추부는 옛날 어느 시절의 우상이었다. 그는 마호가니로 조각되었고, 정교하게 다듬어졌다. 사람들은 그를 섬록암 받침대에 세웠고 그 앞에 향료를 태울 대와 기름을 담을 납작한 금 접시도 만들어두었다. 그렇게 그들은 추부를 숭배했다.
그는 틀림없이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곳에 서 있었을 것이다. 어느 날 성직자들이 추부의 신전에 또 다른 우상을 데려와 추부 곁에 받침대를 놓고 세운 후 이렇게 노래하기 전까진 말이다. “세상에는 셰미시 님도 존재하십니다.”
그러면 모든 사람들이 따라서 외쳤다. “세상에는 셰미시 님도 존재하십니다.”
셰미시는 필시 현대의 우상이었을 것이고, 나무에 짙붉은 색조의 얼룩이 있긴 하지만 가만히 보면 이제 갓 깎인 태가 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추부에게 그랬던 것처럼 셰미시에게도 꿀과 옥수수 열매와 기름을 바쳤다.
추부의 분노에는 시간적인 제한이 없었다. 그는 밤새도록 분노로 펄펄 끓었고, 다음 날까지도 분노로 펄펄 끓었다. 이런 상황이 즉각 기적을 불렀다. 역병으로 도시를 초토화시키고 성직자들을 전부 죽이는 것은 그가 발휘할 수 있는 힘의 영역이 아니었고, 그래서 그는 현명하게도 자신의 신성한 힘을 조그마한 지진을 불러오는 데 집중했다.
추부는 생각했다. “그러면 다시 내가 유일신임을 증명하게 될 것이고, 사람들은 셰미시에게 침을 뱉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