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조언이라는 이름으로 시간을 벌었고, 위로라는 이름으로 곁을 맴돌았다.” 10년의 꿈과 사랑을 한순간에 잃고, 도망치듯 한국으로 돌아와 성산동 골목에 작은 카페 ‘D(Distric...더보기
소개: “조언이라는 이름으로 시간을 벌었고, 위로라는 이름으로 곁을 맴돌았다.”
10년의 꿈과 사랑을 한순간에 잃고, 도망치듯 한국으로 돌아와 성산동 골목에 작은 카페 ‘D(District)’를 연 도윤. 누구와도 깊은 관계를 맺지 않으려던 그의 일상에, 공간 디자이너 하린이 불쑥 들어온다.
아는 동생 승준의 짝사랑 상대이자, 바다 건너 오랜 연인과의 관계에서 지쳐가고 있는 여자.
도윤은 그녀에게 함부로 감정을 들이미는 대신, 완벽한 두께의 폼을 올린 플랫화이트를 내어주고, 늦은 밤 와인과 올리브를 공유하며, 매일 아침 우편함에 이름 없는 위로의 메모를 남긴다.
감정을 쏟아내는 서툰 고백들 사이에서, 이기적일 만큼 조용하고 치밀하게 서로에게 스며드는 두 사람.
과로스팅 된 원두처럼 타버린 상처를 안고 있던 이들이, 가장 알맞은 온도로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쌉싸름하고도 따뜻한 봄날의 에스프레소 같은 로맨스. 접기
작가 코멘트
누군가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일은, 진한 에스프레소에 부드러운 우유 거품을 천천히 섞어 만드는 플랫화이트와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로요.
이 글은 ‘타이밍’과 ‘위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도윤의 사랑은 마냥 착하지만은 않습니다. 동생을 말리며 영리하게 시간을 벌었고, ‘단골을 향한 호의’라는 이름 아래 자신의 마음을 숨겼습니다. 사랑 앞에서 누구나 조금은 비겁하고 이기적일 수 있으니까요.
그 이기심을 서투른 폭발보다는 매일 아침 우편함에 남겨진 손글씨처럼, 조용하고 묵묵한 기다림으로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상처받고 흔들리던 두 사람이 마침내 같은 의자에 나란히 앉아 웃기까지의 시간이,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작은 구역(District)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일상에 기분 좋은 메모 한 장 같은 하루가 찾아오기를.
무성(無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