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용량 팝니다

  • 장르: SF | 태그: #바이오텍 #블랙코미디
  • 평점×5 | 분량: 77매 | 성향:
  • 소개: 단기 고수익 알바에 속아 ‘뇌 기능 활성화’ 칩을 이식받은 3년 차 고시생 민석. 세상을 과잉 해상도로 읽는 초지능을 얻는 대신, 그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몸에 갇힌다. ... 더보기

뇌 용량 팝니다

작가 코멘트

우리는 더 빠른 처리 속도, 더 많은 지식, 더 완벽한 스펙을 원한다. 조금만 뒤처져도 노력과 의지가 부족한 사람처럼 취급받는 시대다. 인간다운 온기나 깊은 사색보다, 결과와 수치가 먼저 평가된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다들 숫자에 집착한다. 팔로워수, 몸무게, 통장 잔고 같은 수치가 사람의 가치를 대신한다. AI는 그 속도를 더 밀어붙이며, 더 빨리, 더 똑똑하게, 더 앞서가라고 요구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모두가 더 많은 것을 갖게 될수록 마음은 오히려 더 가난해지는 느낌이 든다. 진솔한 대화, 감정을 나눌 관계, 그리고 개인의 자유 같은 것들에서.

주인공 민석은 그런 시대 한가운데에 있는 만년 고시생이다. 작은 고시원 방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는 누구보다 빠른 업그레이드를 원한다. 뇌 기능 활성화라는 기술은 그의 욕망을 가장 효율적으로 충족시켜줄 것처럼 보였다.

민석은 결국 원하던 능력을 얻는다. 모든 것을 이해하고, 기억하고, 계산할 수 있는 머리. 아이러니하게도 더 똑똑해지기 위해 선택한 기술은 민석을 세상에서 가장 무력한 존재로 만든다.

웃기지만 웃을 수 없는 이 상황은 혁신과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인간의 존엄과 감정이 조금씩 뒷자리로 밀려나는 현실을 우리가 너무 쉽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남은 건 무엇일까 고민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