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경기도 내에서 여성들이 며칠 간 실종되었다가 나타나는 일이 반복되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집 같은데.”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거.”
나는 턱짓으로 TV 화면을 가리켰다. 옆에 있던 경아가 내 턱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동시에 앵커의 얼굴에서 은행동 거리로 화면이 넘어갔다. 카랑카랑한 기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처음 실종 사건이 접수된 곳은 바로 이곳, 은행동 경찰서입니다…….]
기자의 멘트와 함께 익숙한 경찰서 전경이 송출되었다. 저 화면 속 은행동 경찰서가 바로 여기. 지금 나와 경아가 앉아 있는 장소다.
우리 은행동 경찰서로 이 실종 사건이 최초 접수된 건 약 한 달 전. 당시만 해도 숱하게 들어오는 일반적인 실종 사건 중 하나라고 판단한 형사과장은 사건을 받아 놓고도 실종자를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조차 하지 않는 얼굴이었다. 사건 문서 정리하며 과장이 했던 말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어차피 못 찾을 거야.”
경찰이라는 인간들이 저래도 되나. 물론 현실적으로 실종자를 찾는 게 어려우니 그렇게 얘기했겠지. 하지만 내 귀엔 그 말이 체념보다 태만에 가깝게 들렸다. 사건은 형사 3팀에 넘어갔다. 이미 다른 사건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던 3팀 사람들은 새로 들어온 실종 사건에 제대로된 관심 하나 기울이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수사는 지지부진하게 이루어졌다. 형식적으로 CCTV를 돌려보고 카드 결제 내역으로 동선을 추적한 정도가 전부였으니 사실상 진전이 없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형사 3팀 팀장 백준겸에게 전해듣기로는 실종자가 마지막으로 포착된 건 은행동 사거리 쪽 샤브샤브 가게 앞이었는데, 그 뒤로 어느 CCTV에서도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고 한다. 조회된 카드 사용 기록에 은행동 사거리 내 가게에서 결제된 건은 없었더랬다. 가게 주인들을 대상으로 실종자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생긴 여자를 본 적이 있느냐 물었지만 다들 고개를 내저을 뿐이었다나.
“누구한테 납치 당하진 않은 것 같은데.”
백팀장은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사건은 거기까지 진행된 후 3팀 앞으로 들어온 다른 사건에 의해 묻혔다.
그렇게 잊히나 싶어질 때 쯤. 신고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네, 경찰서입니다.”
“그…… 얼마 전에 딸 실종 신고했던 사람인데요.”
“아, 예. 김영미 씨 맞으시죠?”
“딸 찾았어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