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원예 코너 앞에서 나는 불현듯 어떤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 그거였다. 카트를 끌며 내 뒤를 따라다니던 상우가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같이 방울토마토를 키워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나는 되물었다.
방울토마토? 집에서?
그는 의아해했다. 그의 집은 볕도 그다지 잘 들지 않는 자그만 원룸이었으니, 나의 다소 뜬금없는 제안을 쉽게 받아들이리라 생각한 것은 물론 아니었다. 여전히 도통 이해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멀뚱히 서 있는 그에게 나는 그럴싸한 핑계를 댔다. 여름 즈음, 열매가 맺히면, 방울토마토 절임이나 바질 토마토 에이드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그건 사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거 아냐?
의미가 다르잖아, 응?
별로 내키지 않아 보이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는 끝내 고개를 주억거렸다. 잽싸게 방울토마토 재배 키트를 집어 쇼핑카트에 담은 뒤, 우리는 마트를 마저 둘러보았다. 단지 즉석밥과 라면, 그리고 약간의 간식거리를 사러 온 참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