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살아갈 수는 없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 이렇게 살아가게 할 수는 없다.
A 씨는 인플루언서다. SNS에서 오늘도 어그로를 끈다. 멋진 몸매, 요리, 심지어 역사적 망언까지. 인터넷상의 버즈량과 트래픽의 증가, 속된 말로는 ‘어그로’를 끄는 것이 A 씨의 직업이다. 단순하게 어그로를 끄는건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어그로를 끌면서 그 관심을 정교하게 구매로 이어 나가는 것은 생각보다도 더 전문성이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A 씨는 바로 그 전문가다.
새해에, 사람들에게 이렇게 살아갈 수 없다며 가벼운 실천을 말하고 좋은 말을 해 준다. 팔굽혀펴기 하나의 위대함을 설파하면서 동시에 새롭게 개발된 홈트레이닝 앱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다. 앱의 알림 기능을 키는 것만으로 운동이 된다는 이야기는 따지고 보면 이상하지만 좋은 이야기니까, 누구나 실천의 위대함에 대해선 잘 알기 때문에 다들 끄덕끄덕하고 앱을 다운받는다. 유명한 쉐프의 레스토랑이 개업했을 때, 그는 처참하게 망한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을 찍어 업로드 한다. 물론 그게 맛이 없진 않았다. 그렇지만 부러 수고를 과장되게 어필한다. 그런 영상을 보고 나서 사람들은 이런 건 사 먹는 게 낫다면서 한마디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계정들로는 알고리즘을 조작할 수 있도록 작업을 한다. 이내 연관검색어에 그 쉐프의 레스토랑 체인점이 올라온다. 사람들은 영상을 보고 재밌어하고, 음식을 먹고 싶어 하고, 그리고 거기서 새로운 조리도구로 유도할지, 유명한 쉐프의 체인점으로 유도할지, 그건 모두 다 A 씨의 역량이다.
돈을 받지 않을 때도 A 씨는 일을 한다. 그의 SNS 계정의 버즈량, 흔히 말하는 체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가장 쉬운 방법은 누군가를 공격하는 것이다.
최근 A 씨가 공들이는 대상은 한 유기 동물 보호 단체였다. 비건은 언제나 즐거운 공격거리였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식사하는 것만으로도 나쁜 사람이 된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A 씨의 편이 되어주니까. 물론 진짜 비건들이 그렇게 말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비건들을 공격하고 그 모멘텀으로 환경 활동을 하는 동물 보호단체들까지 공격하는 게 중요했다. 분노를 유명세로 바꾸는 건 아주 쉽다. 그리고 유명세는 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