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평해요! 완전 불공평해요! 그럼 사람들은 그냥 잠들 수 있단 말인가요? 자기 전에 씻고 약을 챙겨 먹고 사용하는 앱이나 사이트에 출석 체크를 하고 화장실을 갔다가 마침내 침대에 누워서 30분 안에 잠들길 간절히 기도하며 인내의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고요? 보통 사람들은 눈 좀 감고 있으면 잠든단 말이에요?”
그는 조금 괴짜였지만 좋은 사람이었다. 무엇이든 조목조목 따지기 일쑤에 작은 일로도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남에게 무례히 굴지는 않았다. 스스로 둥글게 깎아내는 사람이었다. 예민한 면은 직업에 도움이 되니 괜찮단다. 다만 그런 점들이 건강에는 좋지 못한 영향을 끼쳤는지, 그는 얼마 전에 잠을 자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 밤에도 오지 않는 잠에 괴로워했을까? 어쨌든 수면 중 사망은 호상이라고들 하나 그의 경우엔 호상이 아니었다. 이제 겨우 30대 후반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인을 잃은 충격이나 슬픔과 별개로 나는 매우 곤란한 처지에 빠졌다. 지인이기 이전에 그는 작가였고, 나는 그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담당자였던 탓이다.
그 담당자가 이 담당자는 아니었는데…….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내가 보살피게 될 줄은 몰랐다. 나의 작가는 가족이 없었다.
망연히 미로를 헤매는 심정으로 절차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했다. 뒤늦게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왔다. 역시 이번에도 이 울컥함이 그 울컥함인지는 모르겠다. 내 앞에는 미완성의 프로젝트가 남아 있다…….
[원본은 무사히 떠났나요?]
“장례는 잘 치렀어.”
무사히 떠났냐니. 실로 그가 쓸 만한 표현이로다. 이 점이 중요했다. 그와 닮을 것. 닮는 수준이 아니라 또 하나의 ‘그 작가’가 될 것.
작가와 내가 진행하던 과제는 인공 작가 프로젝트였다. 본래도 우리 출판사는 작가를 본뜬 인공지능이 집필한 책을 출간해오긴 했다. 단지 대상이 죽은 작가였을 뿐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까. 이미 한계가 정해져 있으니까. 살아있는 사람을 복사하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프로젝트 대상자로 선택되었던 이는 며칠 전 운명한 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