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역사와 빛나는 업적을 자랑하는 그린티대학교 녹차빙수제조공학과에 입학하신 신입생 여러분 환영해요! 새내기 여러분들의 원활하고 안전한 학과 생활을 위해 필수적으로 숙달해야 할 내용들을 아래에 정리하였으니, 모든 항목을 빈틈없이 숙지하시어 즐겁고 보람차며 단결된 학과 분위기를 이룩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기를 거듭 당부드릴게요~!」
01.
수연록 교수님께서는 본교 학부 및 석박사통합과정 출신으로서, 2009년부터 본 학과의 겸임 교수로 재직하고 계세요! 현재 수연록 교수님께서는 거룩하신 성령의 감화를 받으사, 당신께서 직접 성삼위의 인도를 받아 직조하신 ‘영성신학론’에 근거하여 하나님의 아들이 한 차례 신적 강하한 존재로 규정되고 있어요.(수연록 교수님 본인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교리는 14년 전 이루어진 사단법인 감람나무와의 지난한 성전(聖戰) 이후 파기되었으며, 수정 전의 교리를 입 바깥으로 내는 일은 불경죄로 간주되니 각별히 유의해 주시기 바라요.) 수연록 교수님은 학과 내에서 가장 존귀하고 높으신 분이므로 교수님을 알현할 때에는 항시 몸과 마음을 철저히 단속하여 정결하고 신실한 태도를 견지하여야만 해요. 수연록 교수님의 개인 연구실에 입실하는 경우에는 먼저 파티션 너머에서 공손히 배례한 후 교수님의 허락이 떨어졌을 경우에만 내실로 입장할 수 있으며, 이때 반드시 허리를 직각으로 굽힌 자세를 유지하고 시선은 바닥을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는 점 주의해 주세요! 만에 하나 연구실 내에서 혹여 불경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무언가를 목격하였다고 착각함으로써 마음에 불신과 의혹이 일었다면 그것은 현재 본인의 영혼에 사단의 베일이 씌어 있다는 의미이므로, 해당 사실을 숨기지 말고 그 즉시 수연록 교수님이나 학생회 선배들에게 고하여 최대한 빨리 영적 정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세요!
그러나 이 성스러운 은비(隱秘)가 학과에 소속된 타교 출신 조·부·정교수에게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해야 하는 영적인 당위성이 존재하므로,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서는 수연록 교수님의 자비 아래 적절한 수준의 모략을 허용하고 있어요. 만에 하나 모략이라 볼 수 없는 맥락상에서 수연록 교수님에 대한 불경스러운 언사를 접했을 경우에는 그 즉시 자리를 피한 뒤, 수연록 교수님께서 개발하신 7차 증류수(학생회 독점 판매 품목, 현금만 가능)를 사용해 귀와 눈, 입과 손을 깨끗이 씻어 내어 일체의 부정을 남기지 않도록 하여야만 해요!
—별첨 01: 수연록 교수님 연혁
—별첨 02: 7차 증류수 판매 용량 및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