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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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근교 이와쿠라초에는 여자 아이 인형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산기슭에 살던 한 노부부가 있었는데 아이들을 무척이나 예뻐했다. 한데 정작 자신들은 아이가 없었다. 젊었을 때부터 아이를 갖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허사였으며 속절없이 나이만 들고 말았다. 결국 노부부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여자 아이 인형을 만들었다. 할아버지는 나무를 깎아 뼈대를 만들고 하얀 천을 감아 몸을 만들었다. 할머니는 분홍색 벚꽃이 수놓아진 새빨간 기모노를 지어 입혔다. 가느다란 눈과 동그란 입을 칠하고 한땀 한땀 머리카락을 심었다. 노부부는 볼이 통통한 여자 아이 인형을 마치 진짜 살아있는 아이처럼 안고 다녔다. 마을 사람들은 드디어 노부부가 실성을 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노부부는 인형의 이름을 사쿠라코라고 지었는데, 사쿠라코는 마을에 살고 있는 일곱 살짜리 여자 아이의 이름이었다. 사쿠라코의 부모는 왠지 모를 불길한 마음에 노부부에게 인형의 이름을 바꿔 달라며 부탁도 해보고 협박도 해보았지만 노부부는 막무가내였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봄날, 일곱 살짜리 사쿠라코가 사라졌다. 부모가 잠시 눈을 돌린 사이 벚나무 밑에 앉아 있던 아이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노부부의 인형이 놓여 있었다. 아이를 찾아 온 마을을 뒤지던 사쿠라코의 부모는 결국 노부부의 집 근처 신사 아래에서 노부부와 놀고 있는 사쿠라코를 발견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솟은 사쿠라코의 부모는 노부부를 흠씬 두들겨 패고는 기분 나쁜 인형을 노부부에게 집어 던졌다. 노부부는 정말로 실성을 한 듯 얻어맞으면서도 연신 미소를 지으며 웃을 뿐이었다. 사쿠라코의 부모는 희한할 정도로 노부부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의 손을 억지로 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밤 노부부는 인형을 안고 마을을 떠났다. 마을 사람 누구 하나 말리지 않았다.

노부부에게 돌아가겠다는 아이를 억지로 달래서 재운 사쿠라코의 부모는 다음 날 일어나 기겁을 했다. 살포시 덮어 준 이불 아래에는 아이는 사라지고 빨간 기모노를 입은 노부부의 인형이 놓여 있었다. 혹시 몰라 몇 겹으로 문을 잠그고 아이를 사이에 두고 잠들었던 사쿠라코의 부모는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사색이 되어 아이를 찾아 나섰지만 너무 늦었다. 노부부는 이미 멀리 도망간 뒤였고 눈물범벅이 된 아이의 입을 하얀 천으로 틀어막은 채 들쳐 업고 가더라는 사람들의 이야기만 떠돌 뿐이었다.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