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틴 도어 사람들

  • 장르: 판타지 | 태그: #환상문학 #단편 #윌리엄모리스
  • 분량: 60매
  • 소개: 노인으로 현신한 북유럽 전쟁의 신들이 후손의 운명에 대해 예언하는 「마운틴 도어 사람들」은 고문체를 사용하여 위엄과 높은 격조를 부여한 작품이다. 더보기

마운틴 도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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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왕이 다스리던 시대에 전쟁에 강하고 지혜를 타고났다고 칭송받던 왕이 살고 있었다. 백성들은 왕이 용맹하고 현명하며 그의 통치 덕분에 자신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고 있음을 잘 알았기에 기꺼이 왕의 권위를 인정했다.

그래서 그 나라는 가장 멀리 떨어진 변방 지역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부유하고 평화로웠다. 그 나라 사람들은 마운틴 도어 사람들 혹은 도어 사람들이라고 불렸다.

왕은 체격이 다부진 데다가 키가 크고 잘생겨서, 그가 지나갈 때마다 여자들은 무척 마음이 설레었다. 한창때가 되자 그는 키가 크고 하얀 피부에 금빛 머리와 회색 눈을 지닌, 그에게 어울리는 얼킨 국의 여자를 짝으로 맞아 결혼했다. 건강하고 부드러운 숨결에 달콤한 말투, 예의 바른 몸가짐과 사려 깊은 마음씨를 지닌, 만백성에게 상냥하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여자였다.

결혼식은 어느 봄날에 치러졌고, 성탄절이 지나고 얼마 후 그녀는 아들을 낳았다. 이렇게 예쁜 아기는 본 적이 없다는 산파들의 찬탄이 자자했다. 아이는 세례를 받았고, 아버지 집안의 이름을 따서 호스트 로드(Host-Lord)라 불렸다.

아이의 이름이 지어진 날에는 큰 연회가 열렸고, 나라의 귀족들과 의좋게 지내던 인접국의 왕들, 상인들과 장인들, 학자들과 시인들까지 연회에 참석했다.

왕은 두 팔 벌려 그들을 맞아 선물을 하사했으며, 그들의 이야기와 말에 귀를 기울였다. 마치 절친한 친구를 대하듯 말이다. 검을 쥐고 전장에 나가 싸울 때는 맹렬했지만 궁전으로 자신을 찾아온 백성과 손님에게 베푸는 상냥함과 유순함은 더욱 훌륭한 것이었다.

이날 밤에 왕은 탁자들 사이를 거닐다가 홀 안에서 먹고 마시는 손님들 가운데 왕의 군대에서 가장 체격이 좋은 병사만큼이나 큰, 아니, 나이 탓에 허리가 굽은 것을 감안하면 그보다 훨씬 더 큰 늙은 남자를 보게 되었다.

그는 순백색의 양모 웃옷에 흰 담비털로 가장자리를 두르고 금으로 장식을 한 하얀 망토를 두툼하게 껴입었고 머리에는 보석이 박힌 황금색 머리끈을 둘렀으며 황금 자루가 달린 검을 차고 있었다. 그를 뜯어보면서, 왕은 그 남자만큼이나 고대 왕들을 닮은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의 곁에는 무척 늙었으나 키가 엄청나게 큰, 얼굴에는 고귀한 빛이 서린 여자가 앉아 있었다. 그녀 또한 하얀색 양모에 곤충들과 불을 뿜는 용, 태양과 달과 신에 관한 기이한 기호들로 자수가 놓인 의복을 입고 있었다.

왕은 그들 곁으로 다가갔다. 그들의 비범한 외모도 눈길을 끌었지만 그들이 앉아 있는 탁자에서는 아까 전부터 어느 곳보다도 더 흥겨운 분위기에 요란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주변 사람들은 그들의 말을 들을 때마다 그렇게 즐거울 수 없다는 듯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왕은 노인들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마음껏 즐기고 있소, 손님들?” 그러자 그 노인이 왕에게 환호를 보내며 말했다. “오늘 이 집에는 부족한 게 거의 없군요.”

“조금이라도 부족한 게 있다면 뭐가 있겠소?” 왕이 물었다. 그러자 영감은 그에 대해 훌륭한 목소리로 노래하며 답했다.

옛날에 즐거움으로

충만한 땅이 있었네.

여름의 초원에서

우리의 칼은 광채를 발했고,

회색 겨울이 되면

우리는 말을 타고 달렸네.

또 우리의 연회장 벽은

너무나 길고 넓었네.

그리고 고원 저 아래로

저물었던 태양은

술에 취하기도 전에

황금빛을 발하며 떠올랐다네.

여름철의 덤불 속에서

새가 노래하듯이

백작과 왕은 개똥지빠귀처럼

그렇게 즐거이 노래했다네.

거친 바람이 토르(북유럽 신화에서 천둥, 전쟁, 농업을 주관하는 신)의

떡갈나무를 동강 낼지언정,

집 앞에서는 한겨울의 손도

문을 두드릴 뿐이라.

“그렇군. 그 말인즉슨 내 첫아이의 작명일에 연회장 안으로 겨울이 들어왔다는 뜻이오?”

영감이 대답했다. “그게 아닙니다.”

“그렇다면 무슨 뜻이오?” 왕이 물었다. 그러자 영감이 다시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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