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리

  • 장르: 호러 | 태그: #실화 #괴담 #소음 #호러
  • 평점×39 | 분량: 38매 | 성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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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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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화다. 나는 지금 증언을 하는 셈이다.

*

내가 열일곱 살 되던 해의 여름이었다.

학교 수업을 마친 후 학원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그런데 물을 많이 마신 탓인지 갑자기 소변이 마려웠다. 나는 당장 눈앞으로 보이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건물 일 층에 공용 화장실이 있었다. 화장실 입구는 흔히 볼 수 있는 두꺼운 방화문 재질이었고 바닥에 설치된 도어스토퍼가 이를 고정 중이었다. 그 틈으로 몸을 들이밀기만 하면 되므로 굳이 문고리를 잡아 돌릴 필요가 없었다. 밖에서도 화장실 내부의 광경이 반쯤 보였다.

예고 없이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불시에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울려 대기 시작했다. 화장실 바닥에 발을 딛기 전만 해도 이런 소음은 없었건만. 그때의 나는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변기에서 나는 시답잖은 기계음이나 물소리일 것이라고, 안일하게 여겼다.

양변기가 설치된 칸막이는 전부 세 개였다. 그것들은 입구의 좌측에 일렬로 세워져 있었다. 마주 보는 우측 벽면에는 커다란 거울과 세면대가 붙어 있었다. 정중앙에는 폴딩도어라고 불리는 접이식 문이 있었다. 그 내부는 아마 청소도구함일 거라고 막연히 추측했다.

급했던 와중에도 이왕이면 깨끗한 변기를 쓰고 싶은 마음에 칸막이를 모두 열어 확인하고자 했다. 그런데 가장 안쪽의 문에는 ‘고장’이라고 써진 종이가 붙어 있었다. 구태여 열어볼 필요가 없었기에 대신 그 옆 칸으로 손을 가져다 댔다.

순간, 나는 흠칫했다. 화장실 안에 나 혼자 있다고 생각했건만, 문이 안에서 잠겨 있던 것이다. 열리지 않았다. 누군가 있는 모양이었다. 결국, 비교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출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칸으로 들어갔다.

볼일을 보는 짧은 시간 동안 내 시선은 오로지 문 아래에 고정돼 있었다. 칸막이 문과 바닥 사이의 그 빈틈 말이다. 내가 있던 칸은 화장실 입구와 직각으로 맞붙어 있었기에, 누군가 들어오거나 밖으로 나간다면 문 아래 틈을 통해 사람의 그림자가 보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적어도 상대의 발이 땅에 붙어 있는 형상이라면 말이다. 그러나 내가 용무를 보는 동안, 문 아래로 지나간 인영은 추호도 없었음을 맹세할 수 있다.

‘우연히도’, 내가 칸막이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자마자 의문의 소리가 돌연 그 크기를 키웠다. 가히 히스테릭하다고 평할 수 있을 만큼 신경을 거세게 긁어오는 소리였다. 그 소음은 사방의 벽에 부딪히며 앞다투어 내 귓가로 내리꽂혔다. 거친 기세로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 중이었다. 덕분에 나는 어느 순간부터 긴장을 다잡은 채 감각을 절로 곤두세워야만 했다. 소리의 결은 생전 처음 마주하는, 생경하리만치 소름 끼치는 질감이었다.

— 본 작품은 유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