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 호러 | 태그: #신체 #마마보이
  • 평점×35 | 분량: 49매
  • 소개: 그 애는 언제나 늘 너의 것이야. 네가 어떤 모습이던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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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불빛이 밝히는 물결은 잔잔하게 일렁거렸다. 운동하는 사람, 개를 데리고 산책 나온 사람, 그곳을 가로질러 집으로 귀가하는 사람들이 검게 물결위로 스쳐 지나갔다. 주황색 불빛은 포말처럼 물결에 흔들렸고 검은 떨림은 바람에 출렁이며 진동했다. 그 움직임 속에서 공기방울이 위로 솟았다.

한 번, 두 번.

“꺄악!!”

그때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여자의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개를 산책 시키던 중년의 여성은 잡종인 애완견이 땅에 코를 박고 무언가를 물어뜯고 있는 것을 보고 소리를 내지른 것이다. 사람들이 여성의 비명에 하나 둘 모여들었다.

그리고 하나같이 소리를 질렀다.

개가 맛있게 먹고 있는 것은 썩어 살점이 거의 없는, 뼈만 남은 앙상한 인간의 발가락이었다.

“으악! 여기도 있어!!”

또 다른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어느 인간의 일부분들, 그것들은 마치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파헤친 듯 족족 사람들에게서 발견되었다. 소란이 일어나는 그곳에 비해 떨어진 물가는 꽤나 조용했다.

‘퐁..퐁…퐁퐁…퐁퐁퐁’

그때 출렁이는 물결위에 방울들이 솟구쳐 올랐다. 이내 솟구치는 방울들 위로 검은 무언가가 떠올랐다가 밑으로 한번 잠식하더니 다시 떠올라 출렁이는 물결의 움직임에 맞춰 움직였다.

주황색 가로등 불빛이 검은 물체를 비췄다.

군데군데 물고기가 물어뜯어 먹어 너덜거리는 살갗, 눈과 입이 퀭하게 드러난 사내의 둥근 머리는 한없이 창백해 보였다. 머리는 물결의 움직임에 고개를 굴리며 사방을 보는 듯했다. 뜯겨나간 입술은 어찌 보면 웃고 있는 것처럼 뒤틀려 있었다.

째깍 째깍. 어두운 방안의 한 벽면엔 참나무로 만들어진 고풍스러운 뻐꾸기시계가 있었다. 한 팔에 안겨 겨우 잠이 든 윤주의 고른 숨소리를 듣고 있던 세현은 불현듯 다가온 시계초침 소리에 반쯤 감았던 두 눈을 번쩍 떴다. 몽롱한 정신을 가다듬으려 숨을 천천히 내쉬며 무딘 신경을 다시 집중했다. 째깍 째깍 반복되는 초침 소리 사이로 그 어떤 이질적인 소리를 들었던 것이었다.

다그닥, 다그닥

그것은 방문 너머에서 들려왔으며 연타로 바닥을 두드려 대는 소리 같았다. 세현은 상체를 살짝 들어 귀를 다시 기울였다. 어두운 방문 너머 들려오는 소리는 간헐적으로 멀어졌다 잠시 사라졌다가 다시 가까워졌다. 그것은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는 듯 했다. 마치 무언가를 찾는 듯이. 작은 움직임 소리에 예상되는 한 가지가 떠올랐다. 그 비슷한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었다.

‘쥐인가?’

근처에 야산이 있어 들쥐가 잠시 현관문을 열어 놨을 때나 하수구를 통해 들어와 헤집고 다니는 것일지도 몰랐다. 왼팔을 허우적거려 침대 옆 서랍장의 첫 번째 서랍을 열었다. 더듬거리며 매직만한 크기의 작은 손전등을 꺼내들었다. 세현은 조심히 윤주를 베개에 눕히고 침대에서 내려와 안방 문을 열었다.

끼이익, 문에서 들려오는 마찰음이 거슬리다 싶을 때 작은 움직임이 멈췄다. 마른 입술을 적시며 손전등의 스위치를 눌렀다. 하얀 빛의 분자들이 원형으로 쏘아져 원목으로 된 거실 바닥을 비췄다. 차갑고 딱딱한 바닥을 밟으며 현관을 지날 때 우산꽂이에서 장우산 하나를 소리 소문 없이 집어 들었다.

다그닥, 다그닥

잠시 멈췄던 것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실 소파 부근이었다. 오른손엔 우산 손잡이를 꽉 쥐고 천천히 소파 쪽으로 향했다. 부드러운 카펫 위를 걷게 되자 수월히 놈에게 가까워졌다. 바닥을 두들기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딸깍. 왼 손에 들고 있던 손전등이 긴장으로 배어나온 땀에 손 안에서 덜그럭 거렸고 놈의 움직임이 멈췄다.

거실 안에 정적이 감돌았다.

쥐고 있는 손전등의 빛마저 삼켜버릴 정도로 가득 차 오른 암흑이 세현의 몸에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자 그는 참을 수가 없어 손전등 끝을 입에 물고 검은 벽에 닿아 있는 소파의 끝을 붙잡았다. 그는 천천하고도 깊게 숨을 들이 마시다 내 쉬며 속으로 카운트를 세었다.

‘하나… 둘, 셋!’

빠른 몸놀림으로 소파를 옆쪽으로 밀쳐냈다. 손전등을 물은 입이 흔들거리자 빛 또한 어둠을 가르며 양 옆으로 들썩거렸다. 그리고 그 끝, 벽의 모서리 쪽에 검은 무언가가 움찔거렸다.

다그다닥. 다다다다.

“우악!”

— 본 작품은 유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