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의 다음날

  • 장르: 일반 | 태그: #8월32일
  • 평점×15 | 분량: 16매
  • 소개: 8월 31일의 다음날은 과연 무엇인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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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1일의 다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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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에는 8월 32일이 온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저 뜬소문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사람들의 입을 거쳐 조금씩 살을 붙이더니, 나중에는 신문에서까지 다루는 화제가 되었다.

 

“8월 32일이라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정확히는 믿음의 대상조차 될 수 없지요.”

 

오랜 세월, 사람들에게 천문 관측과 달력 제작의 권위자로 아우구스트 박사는 한 기자와의 인터뷰를 이렇게 시작했다. 그는 평소 습관이었던 다리를 꼬는 일조차 하지 않았다. 그럴 가치가 없다 생각한 때문이기도 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럴 시간도 들기 전에 이야기가 다 끝날 것이란 생각이 바탕에 있기도 했다.

 

그를 마주한 기자는 아우구스트의 의견에 동조하면서도 마음 한편에 놓인 의심과 약간의 호기심, 그리고 까닭을 알 수 없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박사님, 그러나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의견들이 제법 있는데요.”

“의견이라, 누구의 의견입니까?”

“최근 신학자 셉티모어 씨가 다른 신문사와 한 인터뷰에서 언급하신 게 있더군요.”

“셉티모어? 그 치는 신학자라 불릴 자격이 없는 사람이오.”

 

혀를 차는 아우구스트를 두고도 기자는 셉티모어의 말을 전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한 해가 8월까지만 존재하며 다시 1월이 된다는 것은 오랜 세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어쩌면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 그저 우리 모두의 약속이고 합의에 지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불경하군!”

 

이번에는 아우구스트가 불쾌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손을 덜덜 떨었고, 끝내 다리를 꼬았다. 기자는 얼마간 그 사실에 안도하기까지 했다. 최소한 아우구스트는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이 대화에서 벗어나지는 않으리라. 기자는 아우구스트를 보다 자극하기 위해 마른침을 삼켜 다른 말을 꺼냈다.

 

“심지어 달력학자 옥토베른 씨는 8월 이후의 달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새로운 달이 존재할 것이란 의견을 냈습니다. 곧 논문도 발표할 예정이라 하더군요.”

“미쳤군! 다들 미쳤어. 세상이 이렇게 미쳐도는 줄 알았다면, 연구실에 있을 게 아니라 당장 법정에 가서 고소장을 쓸 걸 그랬소.”

“뭐, 그런 반응을 보이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8월 31일 이후에 1월이 오지 않는다니. 허무맹랑한 이야기죠.”

 

이 정도에서 아우구스트의 비위를 맞춰줘야 한다는 생각에, 기자가 한 발을 물러났다. 아우구스트는 그 대응이 마음에 들었는지 여러 갈래로 나뉜 수염을 정성껏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자 양반, 인류가 이 세상을 지배하고 또 영속하게 될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예? 그런 어려운 문제는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바로 8의 혁명 때문이요.”

 

기자의 대답은 기대도 하지 않았는지, 곧장 말을 이으며 아우구스트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제 발음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니면 목을 울리는 진동이 흡족했는지 유독 크게 미소를 보였다.

 

“8의 혁명이요? 아, 학교에서 배웠던 것 같네요.”

“세상은 1에서 출발했지.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요. 가끔 1보다 작은 개념을 입에 담는 악마 숭배자들이 있긴 하지만, 그들은 상대할 가치도 없지. 아무튼 이 1은 모든 것의 기준이 되어 그 다음 차원을 존재하게끔 한다오. 바로 1보다 큰 2의 존재지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