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렁이

작가 코멘트

이야기를 마무리한 뒤, 구렁이 시체의 행방을 부모님께 여쭤보았다. 혹시 뱀술로 담그기라도 한 것은 아닌가 싶어 덜컥 걱정이 든 탓이었다.
부모님께서도 후일담을 모르셨던지라 외할머니께 다시금 여쭤보니, 마을에서 ‘지관’ 일을 하시던 분께서 구렁이를 우리 가족묘지 근처의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라고 말씀하셔서 그곳에 묻어주었노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집의 업을 짊어지고, 복도 물어다 준 짐승을 결코 함부로 대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

뱀이라면 질색을 하는 주제에, 정말 이상한 일이다. 그 구렁이를 떠올릴 때마다 저절로 가슴이 미어진다. 마치 내가 몹쓸 죄인이라도 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