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티 18장 33일, 19장 38도

트리니티 18장 33일, 19장 38도

작가 코멘트

‘트리니티 18장 33일, 19장 38도’는 성경 창세기 18–19장의 이야기를 토대로, 인류가 스스로의 소돔과 고모라를 경험했던 1945년 여름을 평행하게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아브라함에게 나타난 세 천사의 방문은 뉴멕시코 사막에서 핵실험을 준비하는 과학자들과 군인들의 모습으로, 롯의 가족이 맞이한 심판과 탈출은 나가사키의 하야카와 부부의 모습으로 다시 그렸습니다. 그리고 ‘의인 열 명’을 찾지 못해 멸망한 고대 도시처럼, 1명의 결정권자를 설득하지 못해서 수십만의 생명이 붉은 연기 속에서 사라져 가게 됩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역사 소설을 넘어, 성경과 역사 속 사건을 일대일로 대응시키는 실험을 시도해 본 작품입니다. 각 장면마다 창세기의 장절이 그림자처럼 겹쳐지게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인류의 역사는 신화의 반복인가, 아니면 우리가 스스로 신화를 다시 쓰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생각해 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