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이빨

  • 장르: SF, 일반 | 태그: #철학소설 #SF #포스트아포칼립스 #사이버펑크 #순례 #인공지능 #자유의지 #신화 #사랑 #순수문학
  • 분량: 1회, 67매
  • 소개: “폐허 속에서, 우리는 신을 죽이고, 사랑을 발명했다.” 3차 대전 이후 30년, 문명은 잿더미가 되었고 인류는 생존을 위해 서로에게 이빨을 드러낸다. 이런 ... 더보기

제1화: 존재의 유동성과 이름 없는 자

작가 코멘트

연재를 시작하며

이 긴 여정의 첫 장을, 저와 함께 열어주실 독자 여러분께.

깊은 고독 속에서, 저는 잿더미가 된 세상의 지평선을 바라보며 하나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자리에서, 인간은 무엇으로 자신의 존엄을 증명해야 하는가? <장미와 이빨>은 그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을 찾아가는, 길고도 험난한 순례의 기록입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생존기가 아닙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무대는, 인간 조건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를 적나라하게 비추기 위해 설정된 거대한 실험실일 뿐입니다. 이곳에서 주인공 ‘세니’는 자신의 이름과 과거를 잃어버린 채, 인류가 남긴 지혜의 파편, 즉 ‘이빨’을 찾아 헤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는 파괴의 논리를 넘어, 척박한 땅에서도 기어이 피어나는 ‘장미’의 의미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불친절한 텍스트일지도 모릅니다. 복잡한 사유의 숲과 난해한 상징의 강을 건너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독자 여러분이 단순한 관객이 아니라, 이 순례에 함께하는 동반자라고 믿습니다. 부디 이 텍스트의 미로 속에서 저와 함께 길을 잃고, 함께 고뇌하며, 함께 질문해주시길 바랍니다.

주인공 세니와 그의 동반자 헬레나의 여정을 따라, 우리는 인간과 기계, 운명과 자유의지, 그리고 사랑과 구원의 의미를 묻게 될 것입니다.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저 역시 알지 못합니다. 다만, 이 여정이 끝났을 때,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자신만의 작은 장미 한 송이를 피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지적인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순례자들을, <장미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