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위의 요리는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메인 요리인 스테이크는 깊고 풍부한 갈색빛을 띠며 바삭하고 은은한 윤기를 머금고 있었다. 적당히 캐러멜화된 가장자리는 극도의 바삭함과 쫀득함을 예감케 했고, 그 위에는 트러플 버터가 녹아들어 진한 향을 은은히 풍기고 있었다. 또한, 스테이크를 완벽하게 즐길 수 있도록 다채로운 색감의 소스들이 접시 위에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가니쉬 또한 완벽에 가까웠다. 버터에 천천히 졸여진 캐러멜라이즈드 어니언은 투명한 갈색빛을 발하고 있었다. 부드러운 크림 소스를 곁들인 노란 매쉬드 포테이토는 촉촉한 윤기를 뽐냈고, 옆에 놓인 아스파라거스는 살짝 구워져 노릇해진 껍질과 함께 선명한 녹색 윤기를 자랑했다.
투명한 와인잔에 담긴 선홍빛 레드 와인은 상큼하고 신선하며 강렬한 향으로 방 안을 붉게 물들이며 식욕을 자극했다.
그야말로 완벽한 스테이크 요리였다. 아니, 단순한 요리가 아닌 한 폭의 조화로운 예술 작품과도 같았다.
한 가지 부자연스러운 것은, 이 요리가 고급 호텔 레스토랑 VIP석 테이블이 아닌, 시신이 반듯이 누워 있는 살인 사건 현장의 초라한 테이블 위에 차려져 있었다는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