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복도에 누워 있는 두눈박이를 보았을 때, 영눈박이는 두눈박이가 낮잠을 자는 줄로만 알았다.
아니, 처음에는 두눈박이인 줄도 몰랐다. 영눈박이 쪽에서는 누워 있는 자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눈박이는 ‘누가 저렇게 복도 한가운데를 가로막고 누워서 잠을 자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거기 누구니? 자는 거야?”
영눈박이가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영눈박이는 가까이 다가가 누워 있는 자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두 개의 눈이 보였다.
“두눈박이야, 왜 이런 데에서 자는 거야?”
두눈박이는 대답은커녕 미동조차 없었다. 그제야 영눈박이는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눈박이는 조심스럽게 두눈박이의 몸을 흔들어 보았다. 두눈박이의 몸이 힘없이 늘어졌다. 두눈박이의 가슴에는 흉기가 박혀 있었고 그 주변에 피가 묻은 상태였다.
영눈박이는 시신을 본 경험이 있었다. 반 년 전, 일곱눈박이와 여덟눈박이가 죽었을 때였다. 그래서 시신이 어떤 것인지 알았다.
두눈박이는 분명히 죽어 있었다.
“큰일났어!”
영눈박이가 외쳤다. ‘큰일났어! 큰일났어! 큰일났어!’하는 영눈박이의 외침이 동굴 안에 메아리쳤다.
“두눈박이가 죽었어! 모두들 이리로 와 봐!”
“그게 무슨 말이야?”
동굴 입구 쪽에서 다섯눈박이가 가장 먼저 달려왔다. 그 뒤를 따르듯이 여섯눈박이가 나타났다. 동굴 밖에서 블루베리를 따고 있었는지 손에 블루베리를 한 웅큼 쥔 채였다.
“뭔데 그래?”
동굴 안쪽에서도 몇몇이 달려나왔다. 모두들 영눈박이와 두눈박이를 둘러싸듯 둥그렇게 벌여 섰다.
“저거 두눈박이잖아!”
세눈박이가 절규했다.
“죽은 거야?”
다섯눈박이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얼굴로 물었다.
“지금 다들 모였어?”
여섯눈박이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어디 보자, 그러니까 하나, 둘…….”
네눈박이가 모인 자들의 숫자를 셌다.
“모두 일곱 명이야!”
동굴 안에는 모두 여덟 명이 살았다. 본래 열 명이었지만 반 년 전 일곱눈박이와 여덟눈박이가 죽으면서 여덟 명이 되었다.
모인 자들이 일곱, 그리고 두눈박이가 죽어 쓰러져 있으니 모두 합치면 여덟 명이 맞았다.
“이 중에 누군가가 두눈박이를 죽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