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 거품 도달까지 앞으로
2,787,091,503초
항공우주센터의 분위기는 평소보다 더욱 가라앉았다. 사람들은 분주히 움직였지만, 활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무기력한 우울감이 곳곳에 감돌았다. 일주일 전, 은하연방이 제32기 진공 거품 조사단 모집 공고를 발표하면서부터였다.
퇴근 시간을 넘기고 영우는 습관적으로 로비의 전자 게시판을 훑었다. 전자 게시판의 상단은 진공 거품의 초읽기로 고정돼 있었다. 3,786,912,000초로 시작한 숫자는 어느새 앞자리가 바뀌었다. 그 시간은 영우가 태어나고 대학을 무사히 졸업한 후 항공우주센터에 인턴으로 취직해 5개월째 잡무를 보는 데 걸린 시간보다 조금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