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심청

  • 장르: 호러, 추리/스릴러 | 태그: #스릴러 #호러 #심청 #전래동화 #바다
  • 평점×39 | 분량: 158매
  • 소개: 어느 날 바다 위 궁궐 같은 호화 크루즈에서 선장은 두 눈이 뽑힌 채 발견되고 선주는 수조 속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선장의 딸이자 선주의 아내가 될 예정이었던 신부는 어디로 사라... 더보기
작가

호러 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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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입니다. 태국 방콕 인근 해상의 한국 국적 선박에서 1건의 중상해와 1건의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소식입니다….

후배의 손에 들린 핸드폰 안에서는 한국 뉴스가 실시간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한국 국적의 드래곤팰리스호이고 용의자는 아직 추적 중이다 까지 나온 상태였다. 항구에서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누군가 상황을 중계해 주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망할 기자들. 항상 일이 터지고 나면 달려들지. 시체 파먹는 하이에나들처럼. 형사는 멀끔한 카펫 바닥에 침을 뱉고 싶은 것을 겨우 참고 있었다.

“다른 수사 하러 방콕 왔다가 이게 뭔 날벼락인지 모르겠네요.”

뉴스가 다른 화면으로 넘어가자 다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은 후배가 말했다. 살인사건이라니.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갑자기 터지자 위에서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그들을 먼저 보냈다.

“피해자는?”

크루즈는 처음이었다. 환하게 불이 밝혀진 배는 하얀 난간이 구불거리며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파티가 벌어질 듯한 분위기였지만 공기 중에는 불안한 고요함만이 흐르고 있었다.

“두 명입니다. 선장은 결박당한 채 두 눈이 없어졌구요. 선주는 수조 안에서 익사했답니다.”

“눈이? 수조는 또 뭐야?”

두 내용 다 충격적이라 뭐부터 물어봐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선장이랑 선주가 피해자라니. 고용관계 문제인가?

“네. 근데 눈이….”

“뭐야?”

“눈을 찌른 게 아니고 파낸 것 같답니다.”

“파내? 보통 원한이 아니군.”

직접 보지 않아도 엄청난 피가 흘렀을 것이다.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네. 그것도 굴 껍데기로…”

예상 밖의 잔인함에 후배가 말끝을 흐렸다. 생각보다 일이 더 큰 것 같았다.

“선장 지금 어디 있어?”

“발견 당시에 기절해 있어서 병원으로 이송했답니다. 과다 출혈이라 의식을 못 찾고 있는 모양이에요.”

거친 조개껍데기로 눈알을 파냈다니 그도 그럴 만했다.

“선주는?”

“크루즈 홀 한가운데서 죽었답니다.”

“홀 가운데서? 너 아까 목격자 없다며.”

“무슨 마술쇼를 준비한다고 검은 천막으로 가려져 있어서….”

그가 눈앞의 검은 장막을 가리켰다. 홀 한가운데를 까맣게 지워버린 것처럼 흉물스러운 구조물이었다.

“허….”

말문이 막힌 형사가 한숨을 내쉬었다. 들으면 들을수록 괴이한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그들이 멈춰 섰던 걸음을 다시 갑판 쪽을 향해 옮겼다. 서서히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용의자는? 컨시어지가 누가 이쪽으로 가는 걸 봤다며.”

“아, 신부가 천막에서 나와 이쪽으로 가는 걸 봤답니다. 그리고 천막 안으로 들어가 보니 선주는 수조 안에 죽어있었고요.”

“신부?”

“네. 내일 선주와 결혼하기로 되어있었던 여자입니다. 선장은 신부의 아버지고요.”

고용관계가 아니었단 말인가.

“그리고 신부 어머니는 코사무이에서 내렸다네요.”

결혼식 전날에 신부 어머니가 배에서 내리다니. 사라진 신부와 살해당한 신랑, 눈알이 파인 신부 아버지까지 모든 것이 이상했다.

“신부가 여기 있었다고?”

갑판 난간에 선 형사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네. 보안 요원들이 쫓아갔는데 미처 못 잡았답니다. 그사이에 뛰어내린 것 같다고….”

형사가 까마득한 아래에서 일렁이는 바닷물결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때가 몇 시라고?”

“23시쯤 된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삼켜버린 칠흑 같은 바다 위 낮도깨비처럼 불을 밝히고 있는 크루즈의 모습이 상상되었다. 밤에 뜬 태양같이 불을 밝힌 크루즈를 떠나면 믿을 것이라곤 달빛밖에 없다. 여자는 정말 바닷속으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 본 작품은 유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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