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이 모인다.
소문을 들은 강호인들은 특이한 반응을 보였다.
회합에 대한 무림의 반응은 보통 둘 중 하나다. 고수들의 논검이 벌어진다고 하면 옷자락이라도 한 번 만져볼까 싶어 몸이 단 어중이떠중이들이 구름처럼 모여든다.
흉악한 무림공적들이 작당한다는 소문이 퍼지면 약자들은 도망치고 강자들은 잘 갈아둔 칼을 품은 채 득달같이 달려간다. 저놈 때려잡고 내가 영웅이 되겠다는 청운의 꿈을 안고서.
그러나 ‘그들’이 모인다는 소문이 돌자 강호인 대다수가 보인 반응은 그 어느 쪽도 아니었다.
우선 듣자마자 움찔하고, 그다음에는 아무 말도 못 들은 척했다. 머리 좀 돌아가는 자들은 최대한 빨리 짐을 싸서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
어떤 자리에서도 그 모임은 공론화되지 않았다.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는 뒷간 같은 일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모였다. 주류의 침묵과 점잖은 무시의 시중을 받으며.
그들 중 어떤 자는 명성이 높고, 어떤 자는 악명이 높았다. 어떤 자는 세력에 속해있고, 어떤 자는 평생 홀로 걸었다.
고향도 나이도 취향도 다르며 함께 강호를 휩쓴 일도 없건만 묘하게도 한데 묶여 불리는 일곱 명.
강호인들이 무림 칠공주라 칭하는 자들의 모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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