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중력

2022년 4월 편집장의 시선

“지금 걱정할 건 선배 같은데요.”

후배의 권유로 시작된 저녁 조깅에서, 현성은 한 사내와 부딪치고만다. 넘어진 사내는 일면식이 있던 인물로, 어딘가 수상쩍은 몸짓을 하고 있었다. 만난 김에 함께 조깅을 하자는 남자의 제안에 현성은 왠지 불안한 마음에 거절하지만, 남자는 현성을 바짝 뒤쫓는다.

「재의 중력」은 좀비물들의 클리셰를 정석처럼 따라간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의 징조 또한 나름 잘 표현하고 있다. 주인공이 도주하는 과정까지도 흡인력 있게 풀어낸다. 다만 결말에 이르러 다소 힘이 빠지는 모양새인데, 짧은 단편이라 저자가 구상한 세계관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한 게 아닌가 하여 아쉽다.

*편집장의 시선은 지난 한 달 동안 올라온 작품 중 나름의 개성을 가진 작품을 편집장이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별 추천작 카운트로 올라가진 않지만 월말 베스트 작품 후보와 분기별 출판 계약작 대상 후보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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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작은 2022년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에 자동 응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