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치사율 90%의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이 라디오를 타고 흘러나온다. 한국으로 가는 기내 안에서 들려온 이 라디오 소식에 승객들은 긴장하고, 마침 한 흑인이 식사 중 심한 기침과 함께 피를 토하자 기내는 공포에 휩싸이는데.
「판의 낙원」은 바이러스로 인해 비행기 안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블랙코미디처럼 읽히는 후반부의 이야기가 다소 과한 느낌을 지울 순 없고 마지막 반전 역시 쉽게 예상된다. 그러나 코로나 포비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꽤 섬뜩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코로나와 전혀 관련 없던 시기에 집필했던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랬기에 이렇듯 거침없이 써내려갈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편집장의 시선은 지난 한 달 동안 올라온 작품 중 나름의 개성을 가진 작품을 편집장이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별 추천작 카운트로 올라가진 않지만 월말 베스트 작품 후보와 분기별 출판 계약작 대상 후보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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