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이 꽃의 꽃말은 바람둥이입니다.” 딱정벌레가 툭툭 찌른다. 그게 바로 네 얘기야. 어쩌면 처음 마주했던 순간에 알에서 깨어났을지도 모르지. 몇 개월이나 지났을까 어느 날 지나가는...더보기
소개: “이 꽃의 꽃말은 바람둥이입니다.”
딱정벌레가 툭툭 찌른다. 그게 바로 네 얘기야.
어쩌면 처음 마주했던 순간에 알에서 깨어났을지도 모르지. 몇 개월이나 지났을까 어느 날 지나가는 얘기였을지도 모르는 말에 애벌레는 어느새 성충이 되어 매일같이 먹이를 주지 않으면 안 될 정도에 이르렀어.
‘거기 있으면 안 보일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지금?’
감춘다고 잘 감추었지만 녀석은 종종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튀어나와 모든 것을 어그러뜨렸어. 도무지 흔적을 남기지 않던 이가 무심코 흘린 부스러기를 끈덕지게 붙잡으며 무럭무럭 커져 버린 딱정벌레는 어차피 다들 모를 텐데, 굳이 꺼내지만 않는다면 문제 될 건 없지 않겠냐며 되려 주인 행세를 하고는 누구도 감당할 수 없을 결말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며 괴로워했고, 영영 그 순간만큼은 오지 않았으면 싶다가도 피할 수 없는 순간이 온다면 건네고 싶었던 조각을 그러모았지. 뭉툭한 것도 같으면서 어울리지 않는 조각들이 한데 모여 혼란스러운 조형물. 펼쳐놓은 일기장.
어리석게도 이미 흩어진 녀석의 흔적을 훑어. 정돈된 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것도 아닌데 자꾸만 좇게 돼. 가느다란 실을 쥔 두 손은 이제 실은 슬쩍 놔버려도 괜찮을 텐데.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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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의 꽃말은 바람둥이입니다.” 딱정벌레가 툭툭 찌른다. 그게 바로 네 얘기야. 어쩌면 처음 마주했던 순간에 알에서 깨어났을지도 모르지. 몇... 더보기“이 꽃의 꽃말은 바람둥이입니다.”
딱정벌레가 툭툭 찌른다. 그게 바로 네 얘기야.
어쩌면 처음 마주했던 순간에 알에서 깨어났을지도 모르지. 몇 개월이나 지났을까 어느 날 지나가는 얘기였을지도 모르는 말에 애벌레는 어느새 성충이 되어 매일같이 먹이를 주지 않으면 안 될 정도에 이르렀어.
‘거기 있으면 안 보일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지금?’
감춘다고 잘 감추었지만 녀석은 종종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튀어나와 모든 것을 어그러뜨렸어. 도무지 흔적을 남기지 않던 이가 무심코 흘린 부스러기를 끈덕지게 붙잡으며 무럭무럭 커져 버린 딱정벌레는 어차피 다들 모를 텐데, 굳이 꺼내지만 않는다면 문제 될 건 없지 않겠냐며 되려 주인 행세를 하고는 누구도 감당할 수 없을 결말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며 괴로워했고, 영영 그 순간만큼은 오지 않았으면 싶다가도 피할 수 없는 순간이 온다면 건네고 싶었던 조각을 그러모았지. 뭉툭한 것도 같으면서 어울리지 않는 조각들이 한데 모여 혼란스러운 조형물. 펼쳐놓은 일기장.
어리석게도 이미 흩어진 녀석의 흔적을 훑어. 정돈된 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것도 아닌데 자꾸만 좇게 돼. 가느다란 실을 쥔 두 손은 이제 실은 슬쩍 놔버려도 괜찮을 텐데.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