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찻잔을 만지며 온도를 가늠하던 미경이 잔을 입가에 가져갔다. 순간 상훈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턱에 달린 그것이 꿈틀거렸다. 잠에서 깨어 기지개를 켜는 것 같았다. 그것의 움직임이 점점 더 빨라졌다. 경기를 앞두고 몸을 푸는 선수처럼 스트레칭 하는 모습이었다. 미경이 차를 한 모금 넘기는 순간, 출발신호에 반응하는 달리기 선수라도 되는 듯이, 그것이 재빠르게 몸을 길게 늘이고서 순식간에 찻잔을 타고 기어올라 찻물에 주둥이(정말 주둥이일까?)를 담갔다. 가는 살점이 차례로 부풀어 올랐다가 원상태로 돌아갔다. 물을 마시는 모양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