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 첫째 며느리는 단지를 데운다.
단지 안엔 신이 있다.
아니, 신이었던 것이 있다. ❞
서울에서 내려온 그녀는,
가문이 수백 년간 지켜온 전통을 물려받았다.
술단지를 데우고, 병을 감싸고,
말하는 존재의 이름을 부르는 것.
그녀는 착한 며느리가 아니다.
병을 열지 말라는 경고도,
봉인을 넘지 말라는 법도—
지켜야 할 이유가 없다.
“이 집이 날 불렀으니까.
대답은, 내가 정해.”
복종도 계승도 아닌, 봉인의 주인이 되는 이야기.
그녀는
병 속 존재와 계약하지 않는다.
그것을 길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