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우리의 위인 홍진주의 눈에는 귀신이 보인다. 허나 태어날 때부터 보아온 것들인지라 무서울 것도 없었고 또 아무리 높게 쳐봐야 잡것밖에 안 되는지라, 굳이 아버지 어머니에게 쪼르르 달려가 소맷자락 부여잡고 울먹이고 자시고 할 거리가 안 되었다.
아버지 어머니에겐 재미난 장난감이 없구나 싶었고 그거 참 심심하규 외롭겠다 여기더라. 도리어 아버지 어머니가 가엾다 생각하는 마음이 일기도 하였다.
진주가 제 눈에 보이는 안색이 무척이나 창백한 처녀귀신의 뒷덜미를 잡아채더니 힘주지 않고 살짝-그러나 찰지게 후려갈겼다.
“아악! 왜 이러세요?”
처녀귀신이 기함을 하며 얻어맞은 볼기짝을 부여잡고 그대로 엎어졌다.
“이 재미난 걸…… 엄마 아빠는 왜 못하는 걸까?”
망측한 효심으로 마음이 아려오는 진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