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존재하는 것도 같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둘 다 애매한 존재왕씽킹입니다. 몇 차례 확인하였으니 틀림없습니다.
1. 후기
<선검연혼록> 1부의 목표는 무협의 배경 안에 선협의 설정과 논리를 끼워 넣는 것이었습니다. 무협 독자의 기대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는 대신, 여러 등장인물의 성격과 역할을 크게 나누어 두고 그들 간의 우애를 남기려 하였습니다.
1부는 이후 전개를 암시할 발판의 역할도 컸기에 1부 자체로 완성될 이야기를 가져가지는 않았지만, 각 장면의 몰입을 더 끌어내는 것에 집중하면 좋았을 거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2부에서는 카메라가 주인공의 감정과 화면 안의 에너지를 정교하게 전달하는 수단이 되는 것에 집중해 보려 합니다.
짧지 않은 화를 따라오며 읽어 주신 것 깊이 감사드리며, 더 재미있는 2부로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2. 삭제 장면
1부를 꼭 100회 안으로 마치겠다고 생각하며 여유 있게 마지막 장을 열었는데 어쩐지 한참 늘어져 버렸습니다.
앞에 등장해 놓고 끝내 발사하지 못한 총도 몇 자루 남았고요.
그래서 등장할 예정이었으나 삭제된 장면을 몇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1) 혜광대사의 건강박수 짝짝
혜광대사가 조용히 말합니다.
“여래께 닿거든 너의 죄를 고하거라. 관업장(觀業掌).”
큰 소리와 함께 함욱의 머리 위에 있던 보패가 내리꽂히고, 위기가 끝납니다. 함욱은 자기 죽음을 직감하고 유언을 남깁니다.
“사람이 가질 수 없는 힘이거늘…”
“틀린 말을 하는구먼. 중생은 달마대사란 이름을 들은 일이 없는고?”
대사님이 수사 하나를 상대로 1차 생매장을 진행한 후 2차 고인매장으로 마무리하는 장면으로 대체되었습니다.
2) 장충은 왜 출연 중단 통보를 받았는가
몇몇 분이 왜 등장하지 않았냐고 궁금해하실 문파가 하나 있었던 건 다른 의도가 있어서였습니다.
“소인 장충 겨우 살아남았으니, 스승님의 유언을 따라갈 생각입니다. 이제 화산으로 가 문호를 열 것인데, 대협. 장문인으로 와 주시지 아니하겠습니까? 화산의 검에 관한 것은 제가 모두 옮겨 적어 둔 것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분은 서작을 잘 모르겠구나.
“서작이 없으면 저는 한낱 대장장이, 다른 우수한 검호를 찾아보심이 좋겠습니다.”
“소인 그저 대협의 겸손에 탄복할 뿐입니다… 그러면.”
은겸은 장충을 불러 세웁니다.
“잠깐 기다려 주십시오. 남궁의 가주님이었던 분의 맏아들이 계신데…”
본래 남궁원이 화산을 부활시킬 것을 암시할 예정이었지만,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아 무당파로 보내 버렸습니다. 어쩌다 남궁상 가주와 영교 장문인이 설정상 막상막하의 대련을 벌이게 되는 바람에…
이름 있는 등장인물에게 충분한 개성을 못 준 저의 탓입니다. 장충 미안해.
3) 은겸의 라이벌(이 될 예정이었던) 공왕
처음 구상 단계에서는 군오는 단역이고, 공왕이 더 중요한 인물이었습니다.
정중하고 격식을 따지는 개성이 있는 한편, 주인공과의 상호작용으로 수사 진영의 다른 미래를 약속할 캐릭터로 어느 순간부터 주인공에게 도움을 줄 예정이었다가… 대루산 지하 편을 갈아치우다 보니 군오의 위치가 달라진 게 화근이었습니다.
처음 대루산은 한 복희가 수많은 사람과 요괴를 잡아 가둔 채 잊히고 만 시설로 은겸이 그곳에서 영혼의 영역과 실체의 영역을 오가며 위기를 돌파하고 시설을 여는 것이었는데, 글이 한 인물과 사건에 집중되지 않고 산만하게 흩어지더라고요.
그렇게 대루산 이야기를 갈아엎은 후 적당히 옛날이야기 한 번 하고 사라질 운명이었던 군오가 대루산 지하 편 이후부터 역할을 받게 되고…
결국 1부의 마지막 대적자가 함욱에서 다른 자로 변경되기까지 했는데, 더 잘 되었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함욱은 ‘대충 하가장처럼 맞아 죽을 허접한 놈인 줄 알았는데 진짜 적은 함욱과 연결된 세력 전체였다’ 의 반전을 기대했지만, 허접한 놈으로 남았습니다.
함욱에게도 이야기의 축이 될 설정이 있긴 했는데, 수사 세력 지분을 공왕과 나누어 가졌다가 공왕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같이 폐기되었습니다.
4) 때려부숴라! 만형공방 율현
율현이 한 번 사고를 쳐서 ‘현철로 만든 거대한 시설’을 움직일 계획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움직이는 선에서만 끝나고요. 아주 잘 움직이는 바람에 큰일날 뻔하긴 해도.
역시 대루산 편이 달라지는 바람에 생략되고, 소윤에게 황실 때려 부수러 가자고 말하는 장면으로 대체되었습니다.
5) 마지막 보스 놈은 왜 처음부터 끝까지 언행이 똑같은가
어쩐지 급조된 성격 얕은 악역처럼 보이셨다면 정확히 짚으셨습니다.
그 대신 누구나 생활 속에서 만날 만한 나르시시스트 통제주의자를 온전히 옮겨 보려 했는데, 그건 그럭저럭 잘된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 힘을 가질 때 조직/사회/세상이 망가지는 지에 대한 온전한 통계와 심화된 연구가 지구 어딘가에 있을 것입니다…!
6) 그래도 무협 장르인데 무림인이 왜 이리 약한가?
무림인 중 가장 강력한 자로 1:1은 희원 사태, 1: 다수는 혜광대사라는 설정이 내내 있어 기회만 보고 있었습니다마는, 100화가 너무 빨리 가까워지더라고요. 이것은 시간의 책임으로 시간이 나쁜 것으로 하고자 합니다. (틀렸음)
3. Ask Me Anything
혹시 질문 있으시다면, 아래 댓글로 남겨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부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