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쓴 기념으로 씁니다, 후기!
번연입니다. 후기 쓰는 날이 오기만을 학수고대했습니다. (다만, 목이 학처럼 길어지진 않았습니다. 쳇)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단편형 인간입니다. 하나하나 완성된 이야기를 공개하며 지내왔는데, 어느 날 문득 욕망이 생기더군요.
“나도, 연재 게시판 갖고 싶다. 나도 연재 중, 연재 완결 딱지 갖고 싶다…!”
쓸모없는 욕망이었습니다. 4.6일부터 시작했으니 두 달이 조금 넘습니다. 치기를 후회하며 보내기엔 딱 좋은 시간입니다. 연재란 건 참 사람을 괴롭게 하더군요. 컴퓨터를 끌 때마다 마치 화장실 갔다가 휴지가 없어 닦지 못하고 나온 듯한 찝찝함을, 그렇게 오래오래 느껴야 했습니다. 어휴…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분이 어린이집 선생님이었는데, 장편 연재작가로 바꾸어야겠구나, 특히 1000매 넘는 글 쓰신 분들로;; 하고 생각을 바꿔먹을 만큼 오래도록 말입니다. 300매 조금 더, 그리고 외전 두 개. 간신히 400매 넘겼습니다. 끔찍한 경험이었어요. (절레절레)
이 글은 4-3의 마지막 장면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겨울 산속 눈밭 공터, 한 남자는 앉아있고 좀 더 젊은 남자 하나가 그 남자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장면] 그 컷 하나와 [통일] 두 글자가 지나간 겁니다. 오, 뭔가 이야기가 생겨났어! 하지만 그것뿐이었습니다. 오래도록 고통 받아야 했어요. 사람 이름(게다가 그놈의 고구려 왕족 성씨 ㅋㅋㅋㅋ 처음엔 해씨라고 생각했습니다. 해모수 때문에! 그래서 해무진이 될 뻔 했는데, 고주몽이 고주… 뭐, 고주몽?! 하면서 고무진->고모진의 테크트리를 거치게 됩니다. 재혁은 뭐 쉬웠어요. 현대인들 이름 대부분은 통일신라풍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니까요), 조직명, 삼국이라면 도대체 국경선은 어떻게 갈려 있어야 하는가? 니들, 니들 사투리는…???? (결국 사투리를 쓰는 부분은 포기. 신라 사투리라면 비교적 자신 있었지만 고구려 사투리를 제가 어찌 감히;;)
결국 이자들은 제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오대산을 헤매고 다니게 되고…(…)
생업도 있고 집에서도 자유롭지 못해서 일주일에 2시간 쓰고, 일주일에 2시간 또 쓰고, 이딴 식으로 글을 썼는데도 매 회차가 연결되는 것이 신비로울 뿐입니다. 하지만 역시 좀 다듬긴 해야겠지요. 오랫동안 글 잡은 충격에서 좀 벗어나면 그때, 그때 퇴고하려 합니다.
어쨌건 특히나 재미없는 저 도입부는 어떻게든 좀 해야 할 것 같긴 합니다. 다른 회차에 비해 1-1과 1-2가 특히나 더 재미없는 것 같단 말입니다…? (팀장님 과거가 좀 나오기 시작하고 나서야 읽을 만해지는 것 같은데, 그러려면 1화를 어떻게든 버텨내야 하잖습니까?)
어쨌든. 전 제 자신에게 도전했고, 승리를 쟁취했습니다.
이 승리를 거울삼아 두 번 다시 연재 따위 하지 않으리, 송충이는 솔잎만 먹고 살아야 해…! 이런 다짐을 새삼 하고!
후기까지 읽어주신다면 정말 열심히 읽어주신 분이겠지요. 감사드립니다.
또 저의 이 도전성공을 축하하기 위해 브릿G에서 리뷰 공모 코인 반환 이벤트까지 열어주시고 아이 참 ////U_U////
언젠가 또 뵙길 바라봅니다.
2017. 6. 번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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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구려에서 온 남자
1화 – 59매 / 2화 – 55매 / 3화 – 91매 / 4화 – 114매 / 5화 – 40매
1-1) 내 코를 부러뜨린 여자
번외1 – 36매 / 번외2 – 30매
2) ( )에서 온 여자
(앞으로 절대로 예정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