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이재만 작가님 작품을 읽읍시다. 그럽시다
https://britg.kr/novel-author/4300/
제가 지금 야밤에 이성이 반쯤 날아가 있는 상태입니다. 진짜 엄청난 작품들을 봤거든요! 물론 제 취향이란 게 반영되어 있을수도 있지만 뭐 알게 뭡니까 진정한 존잘은 취향따윈 초월합니다. 따지고 보면 이재만님의 작품은 제 취향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래도 알게뭡니까 굉장한데!
계기는 이두영작가님이 쓰신 리뷰입니다. 아니 뭐지 이건?! 하고 본문을 읽었는데… 하… 진짜 존잘중의 존잘글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장르는 SF-하드보일드입니다. 종이책이 엄청난 사치품이 되어 버린 시대, ‘퍼스널 부커’라는 이름으로 개인 맞춤형 도서를 제작하는 업자가 번역가 ‘디’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수사합니다. 원고지 300매에 가까운 긴 글인데 첫 문장부터 끝 문장까지 엄청나게 조밀하게 짜여져 있습니다.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면서 디스토피아에 가까운 세계관을 이야기의 줄기에 엮어 표현하는 능력이 굉장하고, 그냥 내면이든 외면이든 묘사가 굉장합니다. 이 작품에 비하면 제가 쓰는 습작은 그냥 어린애 장난에 불과합니다. 낙서입니다.
사실 제가 작품들 읽다가 자게로 와서 이재만님 글을 다 읽진 못했습니다. 일단 <퍼스널 부커> 말고도 <그림자 매듭>도 굉장하네요. 역사SF(?)입니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측량해내려는 인류 초창기 과학자(…?)의 이야기네요. 이 작품은 소품이지만 있을 건 다 있는 견실한 작품입니다. <퍼스널 부커>가 분량 압박이 있다면 이 작품부터 읽으셔도 될 거 같습니다.
작가님께 진짜 여쭙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쓰세요???? 어떻게 하면 이런 소재를 발상하고 세계를 만들고 감정 이입을 하고 문장으로 엮어낼 수 있습니까? 어떻게 공부하고 어떻게 공상하시는 거죠? 진짜 궁금합니다. 잠이 안 올 거 같습니다. 평소 브릿G 작품들 읽을 때마다 작아지는 기분이 들곤 합니다만 정말이지 제 세상이 좁디좁다는 걸 실감합니다. 존경합니다.
혹시 다른 회원님들 가운데에서도 ‘이건 진짜 굉장한데 왠지 나만 아는 거 같다’ 싶은 작가님이나 글이 있다면 살짝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브릿G 생각보다 방대합니다. 각 잡고 파고들어도 계속 팔 게 나오네요.
요즘 1년 가까이 안 피우던 담배를 다시 잡았는데 오늘밤엔 술도 좀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인생은 짧지만 존잘님은 많네요. 죽기 전에 다 섭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