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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를 써봤어요

분류: 수다, 글쓴이: OuterSider, 17년 3월, 댓글4, 읽음: 111

별 뜻은 없고 좀 병맛

연습삼아

—–

검은 심연의 우주를 열어 보았지
것은 공허뿐인 죽음이 빛을 뿜는
출렁이는 여인의 길고 긴 머리칼
해초와 함께 일렁이듯이
마치 바다뱀의 헤엄처럼
허기진 아귀의 초롱불처럼

alas, 공허한 죽음 속에 반짝이는
굶주린 구더기들의 물결같은 은빛
이제는 그저 썩어가는 살덩어리
이리와 승냥들이 물어뜯은 몸뚱이
새카만 부패가 선물한 부러진 뼈마디
그러나 한때 누구보다 아름다웠던
세월의 광희가 파먹은 여인이었지

alas, 검은 우주 같은 물결에 실려와
해변에 누워있는 내 살속으로 오너라

독약 묻은 붉은 띠가
휘감았던 내 살속으로
쐐기풀 털이 숭숭했던
괴뱀이 둘렀던 내 몸안으로
이제 나는 허무라는 걸쇠와
절망이란 사슬에 묶여
저주 받은 제단에 묶인
한 덩이의 공양일 뿐이니

alas, 그러니 오너라 사랑스런 여인이여
흑단처럼 새까만 우주의 심연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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