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도롱뇽문학상] A라 쓰고 B로 읽는다
19년 7월, 읽음: 86
, ‘가’를 ‘하’로, ‘Y’를 ‘X’로 알아서 변환하는 능력이 필수다. ‘소규모 사업장 대표’는 ‘신성불가침 하느님’으로, ‘개국공신 전무’는 ‘답정너 꼰대’로, ‘앞장서는 부지런한 부장’은 ‘똑게형이면 얼마나 좋을까, 치다꺼리에 죽겠는 멍부형’으로 자동 재해석. ‘배꼽 잡는 걸출한 입담꾼 팀장’이라 쓰고 ‘농담의 탈을 쓴 저격수 왕따 주동자’로 읽고, ‘처신 잘하는 동료’는 ‘역대급 카멜레온’으로, ‘재기발랄한 신입’은 ‘싸가지 없는 날라리’로 바꾼다. ‘고객님’은 ‘진상’으로, ‘이웃’은 ‘민폐’로, ‘거래처’는 ‘갑질하는 새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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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창가에서 자꾸 책상 밑으로 숨어든다 싶은 건 내 착각이지? 코피 흘릴 때처럼 비릿한 냄새가 나는 것도 기분 탓인가? 어라, 숨바꼭질 자주 하는 햄스터는 또 어디로 기어갔나? 한창 예뻐하던 병아리는 왜 안 보일까? 새로 들인 장난감이 뭔가 우물거린다 싶은 건 괜한 의심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