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문학의 ‘문’자도 알지 못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브릿G란 사이트가 더욱 애정이 갑니다.

분류: 수다, 글쓴이: AUN, 17년 2월, 댓글6, 읽음: 118

 어릴적부터 친구들과 나가 뛰어노는 것을 좋아했고, 활동적이었습니다. 조금 과하게 활동적이었던 저는 불행하게도 노는 것에만 관심을 두었죠. 혹 중학 시절에 책을 좋아하고, 또 글쓰는 것을 즐기는 친구를 보면 그저 지나치듯 생각했습니다. ‘소심해 보인다’ 왜 그렇게 보였을까요?

그 후, 고등학교에 올라가기전 영화 한 편을 보았습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였습니다. 단순한 영상물이었습니다. 헌데 이것이 꽤나 제 머릿속에 깊이 자리를 잡았던지 그 잔상이 떠나가질 않더군요. 순간 밖으로 나가 노는 것 뿐인 제게 취미라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겨났습니다. 그것은 영화 감상이 되었고, 만화, 애니메이션, 그리고 마침내 제 길위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독서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한번은 저보다 일찍이 이러한 취미를 즐기던 같은 반 친구를 돌아보았습니다. 물론 중학 시절의 아이와는 다른 아이였습니다. 이번에도 지나치듯이 생각이 들더군요. 소극적으로 보인다고, 하지만 전과는 다르게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말을 걸어 대화를 이어봤습니다.

예, 학교 체육시간에 봤던 모습 그대로 더군요. 소심했습니다. 처음만 말이죠. 그 친구에게 제 관심사를 얘기 했습니다. 이것저것. 그때 그 친구는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운 좋게도 2년 연속 같은 반이 되었기에 서로의 취미에 대해 대화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반 친구들에게 말했습니다.

“나 영화 좋아하는 거 알지?” 친구들은 평범하게 답했지요. 저는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근데 나, 영화 뿐만아니라 애니메이션도 좋아하고 소설책도 막 읽고 그래 진짜 재밌어 너희도 한 번 봐바”

처음에 친구들은 웃기다는 듯 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저를 애니메이션은 좋아하지만 시시하진 않은 친구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판타지 소설을 읽으며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소극적이고 시시한 아이’ 라고 생각 될까봐 걱정하진 않았습니다. 재밌는걸 재밌다고 좋아하는 게 어찌 소극적이고 시시해 보일까, 참 중학교 때와는 다른 감정이었습니다.

저는 졸업하기 전 까지 그 친구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곤 했습니다. 남들은 모르는 적극성이 저에게는 보였기 때문이죠. 그 친구가 보여준 소설을 몇번 읽기도 했지만 안타깝게도 제 취향과는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모습은 제 취향에 맞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결국 그 친구는 졸업식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는 정말 외골수적인 성격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제가 타인에게 말을 거는 투나 사소한 것을 알려주었고, 그 아이는 그것을 곧대로 사용하였습니다. 허나 그것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기계가 입력돈 단어를 말하듯 하더군요. 다른 사람의 분위기나 대화의 흐름을 읽는 것에 어색해 보였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신기하게도 그것이 이해가 갔습니다. 저와 같이 자리 뒤쪽에 앉아 만화를 뒤적이거나 글을 쓰는 아이를 무심히 지나치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조금 흐른 후, 정말 조금. 저는 그 아이가 계속해서 글을 쓰고 있을진 궁금하진 않습니다. 그 친구에게서 학창시절 남은 것이라곤 글을 쓰는 추억 뿐이기 때문입니다. 문득 자유게시판에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이 저 스스로도 이상하지만, 그러한 친구들 뿐만 아니라 글쓰기에 있어서 진심을 다하는 분들을 보며 꽤나 떨리기에 그저 간단히 저의 이야기를 써 보고 싶었습니다.

이 사이트는 제가 난생 처음으로 읽었던 책을 출간했던 출판사를 찾던 끝에 발견한 곳입니다. 정말 사소한 클릭질의 끝에 나타난 사이트여서 어리둥절하며 훑어보았는데 역시 다른 곳과는 많은 차별화를 둔 곳 같아 보입니다. 저는 이 다름이 꼭 이 사이트를 성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자유게시판에 올리기엔 긴 글이라 생각되지만, 이것을 쓰면서 스스로 다짐하자는 의미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이 사이트의 발전에 미약하게나마 밑거름이 되고자 꾸준히 글을 올리고, 읽으며 여러분과 많은 대화도 나누고 싶습니다. 글을 읽으며 책과의 관계를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화 역시도 관계를 만드는 처음이기 때문에 주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서툰 글을 읽고 너무 경악해하시지 않을까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아직 처음이니 호기롭게 도전해보겠습니다!

A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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