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에 대한 피드백 – ‘한글로 그린 Spirited Away, 그 너머’
안녕하세요, ‘이준영’이라는 작가계정으로 ‘비를 내리는 소녀’를 쓰고 있는 알렉산더입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브릿G의 명실상부한 인기작품 중 하나인 ‘피를 머금은 꽃’의 작가 ‘포그리’ 님이 제 글에 리뷰를 써 주셨습니다.
https://britg.kr/novel-review/61802/
저는 리뷰를 받으면 피드백을 쓰고 싶은 충동을 견디기 힘든 사람이라서, 조금 늦었지만 피드백 글을 써 봅니다.
구름이 파트에 대해>
1. 세계관에 대한 말씀은 제가 정확히 의도한 바와 일치해서, 말도 못하게 뿌듯했어요. 감사합니다ㅎㅎ
2. 긴장감에 대해서 충분하다고 해주시니 다행입니다. 갈아엎은 보람이 있네요ㅎㅎ 이전 버전을 시간 들여 읽어주신 소중한 독자분들께는 다시 한 번 사죄 드립니다….
3. 개성 있는 캐릭터의 부재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세계관을 다룬 첫 작품이다 보니, 개성을 추구하기보다는 가급적이면 종족 별로 보편적인 모습을 그려서 세계관 구축을 안정적으로 하고 싶었던 욕심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사실, 사회생활에 찌든 탓인지, 예로 드신 사라말 아이솔은 제 입장에서는 하는 행동마다 너무나 뜬금없어서 ‘개성있고 뛰어난 캐릭터’라기보단 ‘통제 불가능의 사고뭉치지만 운이 엄청나게 좋은 신입사원’에 가까운 느낌이었거든요. 뭐 이것은 취향의 차이일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사라말 아이솔을 따라한다면 그 또한 개성 없는 따라쟁이 캐릭터가 될 테니, 좀 더 고민해 봐야겠어요.ㅎㅎ
4. 초반에 악인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도 조만간 보완하겠습니다. 사실 구름의 목숨을 위협한 미르한이나 단단여도 구름의 입장에서는 빌런이겠지만, 나티들만큼 명확한 악은 아니니까요. 이들 모두를 초월하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빌런이 이미 설정되어 있는 만큼, 출현 시점을 가급적 앞당겨 보겠습니다.
범돌이 파트에 대해>
1. 범돌이의 캐릭터가 구름이와 겹치는 부분이 있긴 한 것 같습니다. 향후 전개에서는 플롯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아니라면 가급적 성격을 차별화해 보겠습니다.
2.
강간
3. 다만 범돌이가 고초를 겪는 부분은 그대로 두었는데요. 이에 대해 변을 하자면, 애초에 작품이 지향하는 바는 말씀하신 것처럼 ‘왕좌의 게임’ 이나 이현세 작가의 ‘천년의 신화’처럼 현실적이고 자비없는 세계관이었습니다. 사실 꽃을 얻기 위해 강제 결혼을 해서 애까지 낳아주는 ‘바리데기’ 설화나, 선녀의 옷을 훔쳐 한 여성을 의사와 상관없이 유괴하는 ‘선녀와 나무꾼’을 생각하면 한국적인 판타지가 꼭 맑고 깨끗한 이야기만 다뤄야 한다는 법은 없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흥부놀부의 놀부가 부리는 심술 중에는 ‘수절과부를 겁탈한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여성의 권리가 존중되지 않던 사회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던 범죄들이죠. 저는 눈에 밟히는 이런 자료들을 덮어두고, ‘이런 더러운 일 같은 건 없었다’며 제가 창조한 세상을 미화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랬다간 저 스스로 그 세계관을 납득할 수 없을 것 같았거든요. (더군다나 최근의 어떤 재판 결과를 보면, 그러한 범죄에 대한 사회의 경각심은 2018년인 지금까지도 여전히 결여되어 있습니다. 피해자의 시점에서 이를 용서할 수 없는 범죄로 다루고, 가해자가 즉시 벌을 받는 작품 속의 묘사는 현실에 비하면 여전히 판타지가 아닐까 싶네요…)
구름이가 잔혹하게 죽임을 당할 뻔하는 장면이 한두 번이 아닌 것도 비슷한 이유인데, 환상적인 존재들이 잔뜩 등장하는 바람에 오히려 의도와 다르게 애니메이션의 느낌으로 읽히는 모양입니다. 이 부분은 작품 전체의 톤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좀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네요.ㅎㅎ
귀한 시간 내셔서 작품을 읽어주시고 리뷰를 써 주신 포그리 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추천 리뷰로 선정되신 것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