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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와 참음정신

분류: 수다, 글쓴이: 조상우, 18년 7월, 댓글2, 읽음: 64

어제 그제는 날씨가 좋더니, 오늘은 또 소나기가 온다고 TV에서 경고 문구를 때려 대네요.

 

어제 참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애인을 보러 성남까지 갔다 왔는데, 오늘 비가 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그래도 어제 가기로 판단한 건 잘했다, 그거 하나는 건졌구나 싶었어요.

 

사실 우리 회사는 참 말이 많아요. 어느 회사나 그렇겠지만, 늘 자기네들끼리 붙어 있고 서로 너무 많이 알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어제도 얼마나 회사가 갑갑했는지, 차에 타자마자 재킷하고 넥타이 풀어 버리고, 세상에 구두까지 벗어 버리고 양말 신은 채로 운전했지 뭐예요.

 

넥타이 푸니까 살 것 같더라고요. 넥타이라는 거 참 기묘하죠. 그걸 목에 죄는 순간 긴장감이 촥 하고 감기면서 여기는 회사다, 뭐든 참아야 한다, 이런 참음정신? 같은 게 발동하니까요. 무슨 일이 있어도 화나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아요. 기쁘지도 않고요. 그냥 냉소적인 인간이 되고 말죠. 그런 게 너무 자신을 짓눌러서 소설을 쓰는 것 같아요. 그게 제 동기죠.

 

어제 애인을 기다리면서 백화점을 주변을 돌고 있는데, 그 애가 팔랑팔랑거리며 막 뛰어오더라고요. 아마 회사 버스에서 내릴 때도 폴짝 뛰어내렸겠죠. 에헤헤 많이 기다렸어요, 하고 말하는 게 얼마나 귀엽던지. 가능하면 얘랑 결혼하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이제 이틀만 참으면 토요일이니까, 또 스타필드에서 살면서 신작을 구상해야겠어요. 신작은 지금 쓴 것보다 더 밝게 해 보려고요. 애인의 기운을 받아서요! ㅎㅎ

 

요즘은 글을 잘 쓰려고 여기저기 사람들 감평을 참고하는데, 글 중에 흐름이 뚝뚝 끊어지는 X같은 글이 있더라, 읽기 힘들다 그런 말이 있더라고요. 꼭 제 글 보고 하는 것 같아서 소름끼쳤던;; 사놓고 안 읽었던 작법서 서적부터 다시 읽으면서 신작을 구성해야겠어요.

 

우리 모두 힘을 내요. 목요일이니까요! 오늘도 회식 없이 무사히 끝나는 하루 되기를~

조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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