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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써야 했을 문장7 : 칠판 앞 의자에는 파란색 파일철들만 올려져 있었다.

글쓴이: stelo, 18년 3월, 댓글1, 읽음: 61

칠판 앞 의자에는 파란색 파일철들만 올려져 있다. [20회 아픔]

 

안녕하세요. 1시간을 더 허락 받은 Stelo입니다.

 

1. 내일 제가 근무를 서기 때문에 하루 일찍 20회를 올립니다.

2. 오늘은 마지막에 테드 창이 쓴 단편 [영으로 나누면]에 나오는 문장을 실었습니다. 이 단편은 자기 스스로 수학 전체가 무의미하다는 걸 증명해버린 수학자와 그녀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남편의 이야기입니다.

3. 저는 물리학과입니다. 물리가 정말 좋았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고1 때 빅뱅과 우주에 대해 배우면서 얼마나 놀라워 했는지, 작용-반작용을 온전히 이해했을 때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워 보였는지 지금도 기억합니다.

 

수학자들도 저처럼 수학이 아름답다고 느낄 겁니다. [영으로 나누면]의 주인공 칼 르네도 그렇습니다. 세영이도 그렇고요.

4. 그 아름다운 모든 것들이 무의미해지는 기분을 저는 느껴봤습니다. 물리학이 무의미하다는 걸 증명해서는 아니었습니다.

5. 저는 별을 좋아합니다. 천체 관측 카페에 가입도 했었죠. 하루는 카페에 들어갔더니 메인에 ‘부고’가 떠 있었습니다.

불치병에 걸린 어린 친구였습니다. 저랑 비슷한 또래였죠. 천체 관측 모임 곳곳에 참가해서 카페에서는 유명했습니다. 카페에서 그 치료비를 모금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날 부고가 떠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결국 죽었던 겁니다.

사실 저는 평소에 그 친구에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날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 친구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는데도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죽어서는 안 된다고 그건 부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6. 이따금 거대한 우주에 비하면 우리의 고통은 하찮은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봅니다.

우주가 거대하든 말든 사람 한 명도 살리지 못합니다. 물리 법칙도 우주도 딱 그 정도입니다. 그런 우주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7. 의사가 될까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예은이도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던가요.

8. [영으로 나누면]에서 남편은 혹시 20회 마지막에 인용한 문장을 보셨나요?

 

남편은 수학자가 아닌데도 아내를 이해합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요. 단편을 직접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9. 저는 중3 때 죽고 싶었던 적이 있습니다. 모든 게 힘들었습니다. 저는 제가 무슨 가치가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살아야할 이유가 뭔지 알고 싶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을 살리고 싶어서 살기로 선택했습니다. 그건 가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10. 저는 [영으로 나누면]의 두 사람을 모두 이해합니다. 다르지만 비슷하기도 하니까요.

 

11. 결국 [짝사랑 문제] 이야기입니다. 세영이와 예은이를 이제 좀 더 이해하실 것 같나요?

st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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