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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 (feat. 놀고먹)

분류: 수다, 글쓴이: BornWriter, 18년 3월, 댓글4, 읽음: 91

1. 일주일에 일주일을 일하게 되었습니다. 딱히 휴일이 없다보니 퇴근 이후의 시간을 활용해야 하는데, 막상 퇴근하고 운동 다녀오면 기진맥진해서 그대로 쓰러지게 되더라고요. 덕분에 요 몇 주 동안 공부는 커녕 소설 한 줄 쓰지 못했습니다.

속에서는 소설에 대한 열망이 마구마구 샘솟고 있지만, 일단 피로부터 풀어야 내일의 일상을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일을 시작한 덕분에 삶이 규칙적으로 바뀌었다는 거 하나 정도가 만족스럽습니다. 네, 다른 건 다 불만족스러워요. (아 놀고 먹고 싶다. 누가 아무 이유 없이 돈을 줬으면 좋겠다!!!)

 

 

2. 소설 말인데요, 제가 브릿G에 올리고 있는 장편 소설 ‘힐덴베르크의 붉은 용’은 초고라고 하기도 애매한 버전입니다. 작품 설명에 초고라고 달아놓기는 했으나 개인적으로는 진화된 버전의 플롯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죄책감 비스무리한 게 들더라고요.

저는 시간이 없어서 스토리나 묘사 등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았고, 거의 대충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단칼에 써내려간 문장을 모아서 올렸습니다. 그런데 브릿G라는 곳에 그런 애매한 글을 올려도 될까 싶어요. ‘진화된 버전의 플롯’을 다 쓰고나면 나중에 또 제대로 정리해서 ‘힐덴베르크의 붉은 용’을 올리게 되겠죠. 이것은 브릿G 서버를 낭비하는 짓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애당초 플롯을 올리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싶기도 하고요,

근데 또 시간이 없다보니 진화된 버전의 플롯을 다 쓰는 것도 꽤 오래 걸릴 테고, 그 플롯을 기반으로 초고를 쓰는 건 더더욱 요원한 일이 될 거 같습니다. 그동안 브릿G에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올리지 못할 거 같아 마음이 급급해요. 그러다보니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못한 글을 막 올리게 되고.

직장 다니고 야근도 하시면서 작품까지 하시는 분들 정말 존경 또 존경합니다. 진심이에요

 

 

3. 소설 쓸 시간이 없다보니 자연히 소설 읽을 시간도 없고, 그러다보니 결국 리뷰를 쓸 시간도 내지 못하고 있네요. 리뷰 써야지 써야지 하고 마음만 먹고 있는 작품이 몇 개 있는데…. (리뷰를 쓰지 않는 리뷰어라니, 되게 모순적이네요)

 

 

4. 저는 일을 하고 있는데 엄청 가난해요. 그 까닭은 아직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죠. 2월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2월에 일 한 만큼의 월급은 3월 15일에 들어오거든요. 마찬가지로 3월의 월급은 4월 15일에 들어오죠. 그런고로 저는 아직 월급을 받지 못했습니다. 통장이 텅장이에요. 그래서 채만식 선생의 ‘레디메이드 인생’ 이라는 작품에 나오는 짓을 저도 비슷하게나마 따라 해봅니다.

지금 당장은 10만원도 없지만, 2월에 일한 게 들어오면 통장이 몇 십만원이 되고, 3월에 일한 게 4월에 들어오면 백몇십만원이 된다. 일주일에 일주일 일하는 것을 일년 정도 하다보면 이천만원이 넘는다. 이렇게 생각하매 어깨가 으쓱해졌다. 일주일을 쉰두번만 반복하면 이천만원이 넘는 돈이 생긴다. 한 달을 열두번만 반복하면 된다. 열두번이라니 퍽 쉬운 일이다. 그 돈만 있으면 백만원을 들여서 모니터도 사고 게임도 사고….

뭐 그런 생각을 하는 거지요. 당장 돈이 없다보니 이렇게 ‘나중에 생길 돈’을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터무니없는 공상이라고 해도 실은 마약보다 강력해요.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게 공상이고, 돈이 많아지는 생각은 사람을 되게 행복하게 하니까요. 그렇지만 현실의 저는 돈이 없다는 점에서 마약만큼 위험한 생각이죠. 으아아, 저는 정말 가난이 싫어요. 놀고 먹고 싶어요.

Born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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