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웹소설 마니아 이슈파이팅]이라는 심포지움을 개최했던 이융희입니다.
웹소설에 대한 개인의 인식이나 이야기를 언급해주시는 것이야 다양한 이야기, 그리고 대중의 인식을 알 수 있는 지표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해당 행사가 포스터도 있고, 발의문까지 포스터에 언급되어있는 상황이라면 ‘이것을 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알기 위해선 이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어떻게 이루어졌고, 그 후기가 어떤지, 또는 어떤 말을 할 것인지 알아보는 기초적인 관심과 독려 정도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저희들은 ‘필요한가?’ 라는 이야기에 ‘필요합니다’ 라고 대답하고, 왜 필요한가? 라는 이유를 설명하고, 그 질문을 하기 위해서 ‘집담회’를 열었는데, 그 어떤 논의나 이야기를 전개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필요 없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나는 안 읽거든’ 은 단호한 어조나 논의를 떠나서 결국 허무하게 휘발될, 아래 글의 필자분이 이야기하셨던 만큼 뻘글로 사라지고 말, 휘발될 이야기겠죠.
오늘 이야기했던 ‘웹소설’논의. 이것이 과연 문학성에 대한 이야기인지 제가 행사를 끝나고 후기를 통해 이야기 한 여러가지 부분들을 짚어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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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올라간 1차 후기입니다)
오늘 웹소설 마니아 이슈파이팅에 와주신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오늘 발표에는 브릿G 팀, 온우주출판사, DCDC작가님, 김휘빈 작가님, 손지상 작가님, 북21, 노희준 작가님을 비롯해 문학신문 뉴스페이퍼의 현장취재가 이루어지는 등, 많은 연구자분과 관심을 둔 여러분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저의 발제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판타지/무협 장르소설부터 누적된 클리셰는 이미 20년 이상 반복되면서 코드화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 단순히 조합과 패턴화 되는 웹소설의 형태는 ‘기계창작자’에 의해서 ‘동물화된 독자’에게 전달되는 형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웹소설이라는 장르/매체 적인 연구를 누적할 때가 되었고, 그러기 위해서 다른 문화와 배타적인 웹소설적 특정이 무엇일지 모색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준현 선생님의 발표는 최근 레진 사태와 비롯해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단순히 ‘소설가’가 아니라 자신의 연재 시간, 방식, 스타일, 니즈, 프로모션 전략 등을 다 갖춰야하는 개인 작가는 결국 ‘창작주체’가 아니라 ‘출판주체’의 이중구속적인 자아로 변화됩니다.
그 때 ‘출판주체’로서 창작자와 창작품에게 어떤 아우라가 주어지고, 또 그것이 파괴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하여 ‘창작→예술의 완성’이라는 고리를 벗어나 ‘창작=노동’이 되는 지점을 짚어주었습니다.
특히 주목해서 얘기해주신 것은 이러한 창작과 매체의 변화가 있었을 뿐인 걸 과연 웹소설이 기존의 ‘소설’과 단절되는 것일까? 오히려 확장된 ‘문화 내러티브’로 연결되는 지점을 통해 연결된 이야기에서 확장하고 주체를 짚자는, 매체적 관점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이지용 선생님은 웹소설을 ‘장르’적으로 규명하려는 제 시도와 매체적으로 살펴보는 김준현 선생님의 이야기를 마무리해서 모아주셨습니다. 장르를 연구하시는 만큼, 장르의 모듈리티를 익히는 과정의 이야기를 차분히 짚어주셨습니다. 다양한 이론과 체계, 그리고 논문을 메타적으로 이야기해주시고 그 지점을 넘어서서, 왜 우리가 장르의 모듈리티를 알고 코드를 알아야 하는가. 연구의 스텝과 전후를 차분히 지적하시면서 ‘웹소설’ 이전의 ‘장르소설/문학’의 정의와 필요를 차분히 논해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이번 심포지움은 저희가 연구하고 체험하는 지금, 여기의 영역을 학술적으로 발표하는 장이 아니었습니다. ‘집담’을 표방했던 만큼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듣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려 했고, ‘웹소설’, 그리고 그 이전의 ‘장르소설’에 대한 고뇌와 생각, 지향과 전망을 공유하고 이야기 나눠서 좋았습니다.
저희 인문학협동조합 장르연구팀의 문은 활짝 열려있습니다. 서울/수도권 지역으로의 참여가 어려우신, 그리고 평일 시간대가 맞지 않으셔서 참여하지 못하셨던 분들을 위해 라이브 영상을 녹화해놓았습니다. 열의가 뜨거워 약 4시간 가량의 영상이 되었습니다.
1부 : https://twitter.com/Maroo_Senryu/status/946594516500299776
2부 : https://twitter.com/Maroo_Senryu/status/946628912322297856
다시 한 번 와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제 핸드폰은 라이브 방송 송출을, 제 노트북은 PPT 영상 송출을 위해 모두 열일하던 터라 오로지 기억에 의해 이 모든 이야기를 기술합니다. 이곳에서 언급하지 못한 분들에게도 모두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한 출판사에서 8주/16시간 웹소설 강연의 커리큘럼을 짜보란 권유를 받아 웹소설만을 메인으로 강연을 준비중입니다. 단순한 창작이 아니라 오늘의 의미화 작업의 연장에서 보다 좋은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NS에 올라간 2차 후기입니다)
오늘 웹소설 심포지움의 이슈 중 하나에는 레진코믹스의 현 사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웹소설의 이슈를 만들어가는 첫 스텝에서 레진코믹스를 규탄하고, 그 방식이 얼마나 악랄한지 언급하는 기록이 예시로서 남아있다는 것자체가 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출판주체 발표를 해주신 김준현 교수님은 근대 신발공장 얘기를 하며 해당 이야기를 펼쳐가십니다. “신발공장 사장들은 해당 노동자들을 모두 사업자 등록을 시켜요. 그리고 사장을 만들어요. 그리고 계약을 맺죠. 같은 사장이니까 신발공장 사장은 그들에 대해 노동과 같은 권리를 보장할 이유가 없어요. 출판주체를 짚는 일이 중요한 것이 이같은 까닭입니다. 옛날 출판 된 형태가 (책이라는 물성을 띄고) 나오면 창작주체는 출판주체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어떠한 변화를 가할 수 없어요. 권한이 떠난 거예요. 그런데 웹 콘텐츠는 이 출판주체랑 창작주체랑 점점 같아지면서 옛날에 편집자가, 출판사가 해야하는 일들을 모두 출판주체가 되어버린 창작자에게 위임되는 겁니다.”
그리고 플랫폼은 그 어떤 실패에 대해서도 책임지지 않고 보장하지 않고, 오히려 실패의 책임을 쉽사리 출판주체에게 떠넘겨 버리지요. 질의응답 시간과 발표 시간 등에서 소위 ‘레진사태’는 두 번에 걸쳐 언급되었다. 이것은 오래도록 기록으로 남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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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에 대한 논문 중에서 유희적인 노동을 하면서 플랫폼을 유지시켜주는 행위가 마치 ‘창작을 위한 것’, ‘예술을 위한 것’으로 포장되어서 플랫폼의 놀이문화로 인식되는 사태를 지적하는 글들이 있죠. 2016년부터 몇 차례 살펴본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번 웹소설의 간담회 역시 이것이 문학이냐 아니냐 하는 예술성의 논의보다는, 도대체 이것이 ‘무엇이냐?’라는 것을 짚어야지 웹콘텐츠 상업문제에 대한 비판이 허무하지 않고,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면서 비평담론을 만들고, 웹에 연재되는 ‘장르소설’ 그 자체를 정의내리고 가치화 작업이 이루어지는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현상에 대해서 ‘나는 보지 않아’ 라고 선언하시지만, 사실 브릿G역시 장르문학 플랫폼으로 웹소설의 성격을 지향하며, 이번 작가의 밤에서도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전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럼 브릿G의 글들은 웹소설이 아닐까요? 맞다/아니다는 사실 논란이 많겠지요. 그 세밀한 정의를 위한 초석을 다져가는 과정이고, 이러한 것들을 목적의식을 갖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관심과 독려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