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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더 개더링 : 디자인의 원칙

분류: 수다, 글쓴이: BornWriter, 17년 12월, 댓글12, 읽음: 87

동 제목의 포스트를 읽고 있는데, 소설에 적용되어도 괜찮을 몇 가지 원칙이 있어서 소개해볼까 합니다.

 

 

1.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지 말라. (Fighting against human nature is a losing battle)

대부분의 마법은 소환 후 바로 사용가능하지만 Suspend 카드는 비용이 싼 대신 소환하고 일정 턴 후에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하지만 모든 플레이어는 카드를 소환했는데 왜 사용하지 못 하냐며 납득하지 못했다. 아무리 알려줘도 소용이 없었고, 결국 즉시 사용할 수도 있게 룰을 바꿨다. 유저를 게임에 맞추려 하지 말고, 게임을 유저에게 맞춰라.

 

이건 마지막 문장에서 좀 느껴지는 게 있었습니다. 독자를 소설에 맞추려 하지 말고, 소설을 독자에게 맞춰야 한다는 겁니다. 소설 내용을 독자에게 맞추라는 게 아니라, 독자에게 피드백을 받았을 때 “이건 이런 거고 저건 저런 거라서 네가 잘못 이해한 것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4. 잘 알려진 개념을 활용하라. (Make use of piggybacking)

Akroan Horse는 그리스 신화의 트로이 목마(Trojan Horse)의 기믹을 그대로 사용했다. 상대에게 거대한 말을 주면 그 안에서 거기서 병사가 튀어나왔고, 테스트 반응도 좋았다. 변화를 주기 위해 이름을 Horse가 아니라 Lion으로 바꿨더니, 유저들은 이게 무슨 카드인지 이해조차 하지 못 했고, 평이 나빠졌다. 결국 Akroan Horse로 이름을 되돌리니 평가가 다시 좋아졌다.

유저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은 학습을 쉽게 할 수 있다. Plant vs Zombie 개발시 처음엔 병사들이 주인공이었는데 병사를 배치 후 움직일 수 없다는 룰을 유저들이 받아들이지 못했다. 주인공을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Plant)로 바꾸니 움직이지 못한다는 룰을 유저들이 납득했다. 마찬가지로 적 이동속도를 느리게 만들고 싶어서 좀비로 바꿨다.

 

세계관을 신선하게 만들고자 낯선 개념을 너무 많이 투입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잘 알려진 개념을 활용하는 편이 더 이로울 수도 있는 순간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이 재미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8. 디테일이 충실할수록 사랑받는다 (The details are where the players fall in love with your game).

도시의 군중 속에서 애처롭게 헤매고 있는 작은 생물의 모습을 그려낸 카드는 강력한 카드도 아니고 게임에서도 별로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유저들은 이 애처로운 생물의 모습과 다른 이미지를 합성해 다양한 짤방을 만들어냈다. 개발사는 이것을 기반으로 다양한 액세서리를 만들었고(폰 케이스, 열쇠 고리, 인형), 나중엔 다른 카드 일러스트에도 출연시켰다. 유저가 다양한 선택을 할 때, 자신이 감정이입할 수 있는 요소를 찾는다. 디테일이 충실할수록 그럴 여지가 많아진다.

모든 부분의 디테일이 중요한 것도, 모든 유저가 디테일에 신경쓰는 것도 아니다. 일부 유저가 작은 디테일에 반응한다.

 

이건 저한테 조금 조언이 되었습니다. 저는 병적으로 디테일에 집착하는 부분이 있는데, 모든 부분에서의 디테일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모든 독자가 그런 디테일을 눈여겨보는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일부 독자만이 작은 디테일에 반응하는 거죠. 그 적당한 균형점을 찾아야겠습니다.

 

 

18. 제한이 가해질 때 창조적인 발상을 할 수 있다. (Restrictions breed creativity)

주제가 정해진 글을 쓰면 내가 모르던 부분을 탐색하게 된다. 뇌에게 한번 풀었던 문제를 다시 제시하면, 똑같은 해법을 제시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편리하지만, 창조적인 해법을 찾아야 할때는 좋지 않다. 뇌가 새로운 해법을 찾게 만들려면 전에 시작하지 않았던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 새로운 확장팩을 디자인 할 때 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지점(공포 테마, 그리스 신화 테마)에서 디자인을 시작했다. 이게 기존과 다른 생각을 하게끔 나를 강제하고, 새로운 해법을 도출시켰다. 창조적으로 디자인하기 위해 제한을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

 

이건 소일장이나 백일장을 하면서 깨달은 겁니다. 확실히 제한이 있으니 그걸 깨트리기 위해서 더욱 뇌가 활발하게 움직이더라고요.

 

 

19. 유저가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Your audience is good at recognizing problems and bad at solving them)

유저는 문제를 발견하는데는 뛰어나지만, 해법을 제시하는데는 그렇지 않을 경우가 있다. 유저는 당신의 도구와 제한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제가 수년동안 피드백을 받으면서 깨달은 사실입니다. 독자가 문제를 발견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때, 발견한 문제는 고쳐야할 때가 많지만, 그들이 제시한 해답은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해답은 혼자 숙고하여 발견하여야 하죠.

 

 

그러니 여러분 매직 더 개더링 하세요

Born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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