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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을 보았습니다.

분류: 수다, 글쓴이: BornWriter, 17년 10월, 읽음: 49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군에 있을 때부터 김훈 작가를 좋아했습니다. 그렇지만 남한산성은 작년 이맘때 쯤에 읽었지요. 읽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역시 김훈이다.

 

그리고 오늘 남한산성을 보고 왔습니다.

활자로 이루어진 작품을 영화로 옮겨담는 시도는 대체로 성공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살인자의 기억법이 그러했죠. 지금껏 제가 소설 원작의 영화 중 으뜸으로 꼽는 것은 ‘반지의 제왕’ 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남한산성이 그 타이틀을 빼앗았습니다.

 

영화를 보는 데 스크린에서 김훈의 문장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문장이 굵어 수묵으로 그려낸 듯한 영화였습니다.

저는 VOD를 보면서 쓸데없거나 늘어지는 장면을 10초 내지 5초 씩 넘어가곤 합니다.

그 습관이 영화 감상에도 이어져서, 극장에 앉아서도 저는 늘 ‘아 이 장면 넘기고 싶다’ 할 때가 많습니다.

 

남한산성을 보면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단 한 장면도 버릴 것이 없어서, 모든 장면은 장면의 이유를 함유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영의정 김류의 사용이 아쉬웠습니다. 필요한 장면에 인조와 함께 소소한 웃음으로 장면이 너무 지루하지 않게 해주었지만, 동시에 진지한 장면에서도 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또한 김류의 배역을 맡은 송영창 분이 미성년자 성매매 전과가 있는 사람이란 점도 저는 달갑지 않았습니다.

배우는 연기만 잘 하면 되는 것 아니냐 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꼭 그렇지만도 않더라고요.

그것 외에는 버릴 게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꼭 극장에서 보세요.

Born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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