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유니버스 단편을 쓰고 있습니다.
[신라여관 202호]와 [짜증난 희선씨]의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내 작품들의 캐릭터들을 서로 붙여보니 너무 재밌어요!
사실 희선씨는 신진 캐릭이지만 후안 유니버스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두고요~
이 미쳐돌아가는 도시의 캐릭터들이 어떤 일 들을 벌일지 저도 궁금합니다. ㅋㅋㅋㅋㅋ
원래 오늘 완성해서 올릴라 했는데 진도가 안나가요 ㅠㅠ
맛보기 예고편 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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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사무실 문을 누가 두드렸다. 누가 찾아올 근무처는 아닌지라 모두가 소리가 난 쪽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계속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부장이 손짓하자 민정씨가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살짝 열자, 밖에 서 있는 두 남녀가 보였다. 고루하게 마른 몸에 길쭉한 얼굴을 한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사내와, 짧은 단발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동글동글한 인상의 귀여운 여자였다.
“누구세요?”
“아.” 안경 사내가 머뭇거리자 옆에 서 있던 노란 머리 여자가 방실 웃으며 답했다.
“사람 좀 찾으러 왔는데요. 여기 정만득씨라고 있죠?”
“정만득 대리님요? 네. 하지만 병가 내시고 며칠 쉬세…아 맞다.”
민정씨가 고개를 돌리더니 부장쪽을 쳐다보았다. 아까의 메신저를 이제야 기억한 듯 했다. 오후에 복귀한다는 그 메시지를.
“없어요!”
희선씨의 외침에 이번에는 모두가 희선씨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어? 언니 아까……”
“민정아. 들어와, 내가 나갈게.”
“네?”
“얼른 들어가.”
희선씨가 눈을 가늘 게 치켜뜨며 쳐다보자 민정씨가 얼른 자리로 들어갔다. 단발머리 여자가 싱글싱글 웃으며 그런 희선씨를 빤히 쳐다보았다. 검은 안경 사내가 둘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우물쭈물 하며 입을 열었다.
“누나, 이 사람 좀 무섭네?”
“조용히 해.”
“그런데 되게 이쁘긴 하다.”
“조용히 하라니까?”
어느새 둘 앞에 선 희선씨를 바라보던 여인의 입꼬리가, 크게 올라갔다.
“키 크네요?”
“누구시죠? 정만득 대리님은 병가중이고 지금 회사에는 없고요, 출근 예정도 불확실 합니다.”
“거기 인기 많죠? 얼굴도 이쁘고 몸매도 좋으시고. 부럽네.”
“저기요, 왜 찾아오셨는지 용건만 말씀해 주시겠어요? 제 외모 품평은 그만 하시고요.”
“정만득씨 친구에요.”
“친구에요? 누가요?”
“얘가요. 그렇지?” 여인이 안경 사내의 등을 툭 치며 묻자 안경 사내가 고개를 황급히 끄덕였다.
“저, 정만득씨 친구입니다. 제가!”
“친구면 보통 만득이 친구에요 하지 않나요? 왜 성과 이름에 존칭까지 붙여서 말씀하시죠?”
“아.”
“어쨌든, 안 계시니, 그게 중요한 건 아니죠. 없으니 이만 돌아가 주세요.”
“아? 없대 누나. 가?”
“시끄러워. 너 일단 조용히 해봐.”
노란 머리 여인의 입고리가 슬그머니 내려갔다.
“한 성깔 하시네요?”
“나름 자신감 넘친다 해주세요.”
“왜 못 믿어요? 우리 친구라는데? 이상하게 경계하시네?”
직원들의 수근거림이 들렸다. 특히 한남중 대리가 제일 심했다.
– 뭐 저렇게 오바떨어? 지가 무슨 대표야? –
‘빌어먹을 변태 새끼가 이쁜 여자만 보면 아주 환장을 하지?’
희선씨가 짜증이 치솟는 걸 억지로 참으며 생각하는 와중에 노란 머리 여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녀의 입고리는 이제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엄청 불친절하네요. 우리가 뭐 이상한 사람들도 아니고.”
“그건 제가 판단하는 거니 어서 가주세요.”
“왜 거기가 판단해요? 우리를? 알지도 못 하면서? 여기 책임자에요?”
“책임자는 아닌데, 사람 많이 상대해봤거든요.”
“사람 많이 상대하시면 막 어떤 사람들인지 판단도 하고 그래요? 그럼 왜 여기서 일해요? 돗자리 깔지?”
“네. 잘 알아들었으니 이만 가주세요. 정 대리님 안계시니까.”
“그럼 갈 테니까 어디 사는지 좀 알려줘요. 귀찮게 안 할게.”
“친구라면서 그것도 몰라요? 그리고 왜 반말이에요?”
“야.”
여인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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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맛보기~(이렇게라도 해야 글 쓰는 배수진의 달인 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