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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에서 피어나는 피아간의 전우애

분류: 내글홍보, 글쓴이: 독자 7호, 3시간 전, 읽음: 22


 

때는 중세. ‘동아시아의 비수’ 고려와 ‘유라시아를 호령한 패자’ 몽골의 전쟁 시기를 다룹니다.

저는 본작에서 국수주의와 영웅주의적 사관을 배제하고자 일부러 몽골군의 여장부를 주인공으로 삼았습니다. 그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전쟁의 본질이란 무엇일까요?

제가 직접 판단하기보다는 독자 여러분께서 읽어보시고 고찰해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겠습니다.

 

송우랑은 목에 난 흉터를 매만지며 웃었다.

“전장에서는 늘 있는 일이니까요.”

“전장이라.”

문득 의문이 떠오른 보르테가 묻자 송우랑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대는 어떤 전장에서 싸웠소?”

“고려를 지키기 위한 전쟁입니다.”

“그렇다면 누구와 싸웠소?”

“고려를 위협하는 적군입니다.”

“그대는 무엇을 위해 싸웠소?”

“고려를, 아니.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웠습니다.”

그제야 만족한 보르테는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한 사람이었다.

“그대의 정의는 가족이고, 가족이 사는 담장인 고려를 위해 싸우는구려.”

“맞습니다. 저는 담장 안의 평화를 위해 싸웁니다.”

송우랑은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빛에는 장수다운 결기가 서려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 보르테 공은 어떻습니까? 보르테 공이 생각하는 정의란 무엇인지요?”

송우랑의 질문에 보르테는 평소에 품고 있던 바를 얘기했다.

“사내와 동등하게 대우받는 것이오.”

“그게 무슨 뜻입니까?”

“본디 아녀자는 전장에 설 수 없으나 내 아버지께 간청하여 황실친위대에 들어갈 수 있었소. 그곳에는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있었지.”

“그들이 누구입니까?”

“호적수. 나를 죽여야 할 대상으로 보는 살수들. 송우랑 당신도 그들 중 한 명이고.”

보르테는 송우랑을 완안진화상과 동등한 살수로 인정했다. 적들은 늘 자신을 대등한 인간으로 대우하며 온 힘을 다해 맞서 죽이려 들었다. 그러한 전투 행위를 숭고하게 느끼는 그.

“송우랑 그대는 결코 고려를 향한 충심, 아니.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신념을 꺾지 않겠지. 그렇기에 나는 그대가 마음에 들었소.”

“우리는 언젠가 적으로서 전장에서 다시 만날지도 모릅니다. 정녕 제가 마음에 드십니까?”

“그렇소. 당신 또한 나를 대등하게 여기는 살수이기에.”

“그러시군요.”

송우랑은 말없이 그녀를 노려보았다. 반드시 숨통을 끊어야 할 사냥감을 대하는 맹수의 눈빛이었다.

“마지막으로 겨뤄보시지요.”

“전장은 어디오?”

 

‘케식의 송곳니’ 보르테

[삽화 : ‘별삐’ 작가님(크레페)]

독자 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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