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글을 쓰면서 생각한 것들]-임경선

분류: 책, 글쓴이: 노르바, 4시간 전, 댓글3, 읽음: 36

왠지 모르게 구매한 전자책 리스트에 있더라구요…? 이건 또 내가 언제 샀냐…

예 아무튼 책이란 사두면 언젠간 읽기 마련 아니겠습니까.

 

근데 역시 책을 여러개 낸 작가님은 다르다… 싶은…(20년이 넘게 쓰셨는걸…)

 

아무튼 책의 감상은 아니고, 저도 소설이라고 부를만한 걸 쓰기 시작한지 그래봐야 한 반년이 좀 안된 상태긴 한데… (놀라우십니까? 저도 놀랍습니다) 구구절절 너무나 공감가는 부분들이 있어서 발췌해 봤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글을 쓰는가.
그 이야기를 쓰지 않으면 못 견딜 것 같은 사람이, 내 안에서 생각이 흘러넘치는 사람이 글을 쓴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글은 ‘절실함’과 ‘간절함’이 쓰게 한다. 쓰지 않고는 못 참겠다는 것은 이미 내 안에서 이야기가 숙성되었다는 뜻이다. 터지기 전에 어서 빨리 빼내고 싶다. 그러나 투박한 배설이어서는 안 된다. 간절히 하고 싶은 이야기일수록 조심스럽게, 소중하게 잘 다루어서 밖으로 내놓는다.

-누가 글을 쓰는가 중에서

 

힘들어서 미쳐버릴 것 같은데 또 한편으로는 형언할 수 없는 감미로움이 있다는 게 소설 쓰기의 유별난 지점이다. 사회과학 전공자이자 사무직 직장인 출신이던 내게 예술이라는 단어는 늘 낯설고 부끄러운 단어였는데 소설을 쓰면서 나는 처음으로 ‘예술’에 닿아있다는 매혹적인 감각을 느꼈다. 그 감각은 감히 ‘신성’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일에 몰입함으로써 나는 다른 차원의 세상에 혼자 가 있는 듯 얼이 나간, 달리 말하면 ‘곱게 미친’ 상태였던 것 같다.

소설을 쓰는 사람에게 소설이란 얼마나 팔렸는가, 어떤 평가를 받았는가 이전에 내가 쓰고자 하는 걸 제대로 써냈느냐에 대한 자기 납득이 너무 중요한, 어쩌면 가장 극단적이고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형태의 예술이다.

지어낸 ‘픽션’이면서도 스스로에게 절대 거짓말을 할 수가 없고, 그 사람의 가장 정직한 내면이 드러나는 묘한 장르의 글이기도 하다. 또한 말할 것도 없이 이 세상에서 가장 효율이 나쁜 일 중 하나다. 그러나 조금만 어리바리해도 코 베어 가는 이 세상에서 비효율적인 일에 자발적으로 나의 시간과 힘을 바치는, 세상의 흐름과 반대로 가는 경험에는 뭐라 형언하기 힘든 감동이 있다.

-반드시 소설을 써야 하는가 중에서

내 얘긴가 곱게 미친 인간

사회과학은 아니고 자연과학전공 사무직 직장인

 

내 것이 아니어도 귀한 재능을 알아보는 경이, 어떤 작품의 절대적인 아름다움에 느끼는 서늘한 감동, 작업하면서 느끼는 신성한 몰입 같은 것.

 

얼마나 더 오래 글을 쓸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리고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나는 들뜨지 않고 주제 파악을 잘하면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아주 조금씩 더 잘 써나가고 싶다. 나머지는 어디까지나 부차적이다.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까

그래서 저 문학상 심사위원 하고 싶어요(해맑)

 

소설 쓰기 전에는 기나긴 장편을 쓰는 사람들이 그저 대단하기만 해 보였는데, 최근에는 ‘이 사람은 대체 얼마나 많은 굴곡을 겪은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그렇게 보면 내 인생이 100화가 넘을 굴곡은 아니구나).

 

읽다 말고 와서 다시 읽으러 갈게요. 에세이인데 너무 재밌네요. 길지도 않아요. 근데 진짜 한 구절도 버릴 곳이 없고, 심지어 ‘아 맞아 이런 단어도 있었지!’ 하고 메모장에 빼 놓는 중임다.

노르바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