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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신작에 대해

분류: 수다, 글쓴이: 누해, 17년 8월, 댓글6, 읽음: 110

호기롭게 신작을 준비해왔다고 선언했습니다만, 대책 없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기다리는 분이 있다면 두 손이 닳도록 사과를 해야 옳지만, 기다릴 독자가 없다는 것은 이토록 편한 것이군요.

스스로에게 변명을 해보자면, 본업이라기에도 민망한 영화 때문입니다. 연출 일에는 잠시 손을 놓고 다른 감독님의 편집 작업을 도와주러 갔는데 생각보다 일이 엄청나게 많아서, 마치 물건 몇 개 주워와라, 이 편지를 옆 마을 누구에게 전해줘라 같은 퀘스트만 있겠지하며 초보자 마을에 들어갔더니 촌장님께서 이르시길,

“내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전설의 무기, ‘드래곤 슬레이어’를 줄테니 가서 옆마을에 둥지를 틀고 있는 드래곤을 잡아오게.”

해서 제가,

“저는 아직 드래곤을 잡을 레벨이 아닌데요? 물론 먼 미래에 국왕님께서 제게 명령하신 마왕 토벌을 하긴 해야겠지만 그건 한참 뒤의 일이고 저는 아직 레벨이 한참 부족해서 마왕과 동급인 드래곤 잡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인뎁쇼?”

그러자 촌장님께서 다시,

“어쩌겠어, 까라면 까야지.”

그런 이유로 저는 이번 주말까지 드래곤을 토벌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현실의 언어로 말하자면 이번 주까지 본편 편집과는 별개로 어느 단체에 제출할 용도의 영상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평생 인연도 없던 애니메이션 파트도 담당하게 되었구요… …이것만 끝나는대로 퇴고를 마치고 브릿G에 복귀하도록 하겠습니다.

흑… 투잡으로 소설 쓰시는 분들 정말 존경합니다.

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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