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재작 완결 기념 홍보(와 주저리)
오늘 에필로그가 올라가면서 반년이 좀 안 되게 연재하던 작품의 종지부를 찍게 되었습니다.
누적 조회수라고는 해도 늘상 한두 자리 조회수만 찍다가 처음으로 세 자리 조회수를 보니 기분이 묘하네요.
한 화라도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분명 첫 구상은 ‘이세계 환생’ + ‘요리’ + ‘일상 개그’ 라는 흔하디 흔한 소재와 뻔하디 뻔한 조합이었는데,
작가라는 놈 자체가 원체 개그에 소질이 없는 재미없는 사람이라 개그가 빠진 자리에 ‘정치극’이 들어오고
이세계 환생 설정을 SF 향취가 나게 다듬다 보니 요리보다는 ‘요리법’과 ‘실험’에 치중하게 되었네요.
물론 첫 구상보다 지금의 분위기와 스타일이 원래 제 취향이라 더 만족하고 있지만,
이럴 때마다 전 역시 가벼운 작품은 쓸 수 없는 사람인가 싶은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게다가 분위기도 무겁고 여기저기 산재한 설정도 충돌 없게 한다고 견고하게 짜놓고 시작했는데,
주제와 캐릭터에 맞춘다고 심리 묘사도 일부러 절제한 게 많아서
이런 지점들이 진입 장벽을 지나치게 높이는 건 아닐까 하는 반성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욕심이라면 욕심이고, 신념이라면 신념이라 손에서 놓기 힘드네요.
TMI를 하나 밝히자면, 말이 연재였지, 이미 다 쓴 원고를 분절해 등록 예약만 한 거라 마감의 압박을 느끼지 않았으니 진정한 연재작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늘 마감에 쫓긴다는 연재작 작가분들은 대체 어떤 심정으로 하루를 버티시는지 감도 잡기 힘드네요.
그리고 과연 저도 연재라는 방식을 소화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초고는 힘을 빼고 쓰고 여러 번 퇴고하면서 전면적인 수정을 거치는 지금 스타일로는 역시 무리겠죠.
추후에 또 연재를 하게 된다면, 이번 작품과 마찬가지로 분량 문제가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다음에는 더욱 발전한 작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