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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속의 요정] 소일장 종료

글쓴이: cedrus, 3일 전, 읽음: 58

9월의 소일장이 종료되었어요. 열 분의 작가님께 브릿G에서 지원해주신 코인을 더해 리워드를 전해드렸습니다 :partying: 

 

솔다 작가님의 <요정은 친구였었다>에서 요정은 비현실적인 존재가 아닌 듯해요. 길에서 요정을 주워온 아이에게 부모님은 ‘강아지보다 요정이 키우기 쉽다’고 말해주거든요. 말도 없고 움직임도 없는 요정에게 알고보니 귀여운 비밀이 숨어 있었어요. 

OriginCode 작가님의 <귀살수>는 무협에 SF가 녹아든 이야기였어요. 객잔에서 젊은 맹도와 싸우고, 어두운 밤 추격자에게 쫓기고, 마침내 무림맹주에게 도전하는 ‘나’에겐 누구도 모르는 비밀이 있습니다. 주머니 속 요정, 모라 마이가 귀살수를 지키고 있지요. 

4CLAMPS 작가님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우주 항해를 보조하는 안드로이드의 시점에서 서술되고 있는데요, 지구를 떠나온 인류는 낯선 행성에서 신비한 생명체를 마주합니다. 요정처럼 보이는 이들을 인류는 주머니 속에 담아 자원(!)으로 활용해요. 획기적인 에너지원을 발견했다고 열광하지요. 섣부른 오만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소금달 작가님의 <엄마의 무게>에는 작고 귀여운 환상의 생명체가 등장하지 않아요. 어린아이의 환상과 엄마의 현실이 충돌하는 순간을 담고 있습니다. 온 마음을 다해 아이를 보호하고 행복하게 키우고 싶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아요. 주머니 속 요정을 상상하는 아이와 주머니 속을 확인하기 두려운 엄마의 불안을 날카롭게 그리고 있어 인상적인 글이었어요. 

무락 작가님의 <마로니에의 요정>은 느긋한 일상 속에서 발견한 의외의 만남을 다루고 있어요. 밤처럼 생겼지만 먹을 순 없는 마로니에 열매가 잔뜩 손에 들어오는데요.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열매를 하나하나 열어보는 ‘나’의 앞에 요정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우리가 상상하는 귀여운 요정은 전혀 아니었답니다. ‘나’의 단호한 반응이 재밌었어요. 

송옥돌 작가님의 <충분히 경화시킨 후 몰드에서 조심히>는 요정의 죽음을 목격한 어느 인물의 부단한 시도를 담고 있어요. 경이롭고 충격적인 현상을 목도하고 조심스럽게 반응한 것도 잠시, 어느 순간부터 ‘나’는 요정을 소유하고 싶고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어합니다. 그의 욕심이 섬뜩한 결말로 이어지는 과정이 흥미로운 글이었어요. 

플러츠렛 작가님의 <흔한 모험가와 은닢 주머니>는 모험가와 요정의 모험을 그리고 있어요. 영웅이 머물렀다는 여관에서 채비를 하고 ‘별 파란 숲’으로 향하지요. 익숙한 모험 이야기처럼 시작되지만 죽음의 위기가 닥쳐오고 모험가의 여정은 예상 못한 변화를 겪습니다. 그에겐 비밀스러운 능력이 하나 있었거든요. 

석하 작가님의 <바냐스와 소네스>는 죽음 이후 신의 심판을 받게 되는 인간과 요정의 인연을 담은 이야기였어요. 생전에 지은 죄의 무게에 따라 영혼이 안식을 얻게 될지 판가름나겠지요. 자신의 목숨보다도 상대를 걱정하고, 죽음 앞에서도 결코 곁을 떠나지 않으려는 관계가 소중히 그려졌어요. 

기록관리인 작가님의 <페어리 인 더 포켓>은 평범한 일상이 요정의 목소리를 듣게 되며 달라지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출근길이 조금 더 편해지고,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요정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행운이 따르기 시작하는데요. 현실에 지친 그에게 요정은 믿지 못할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기도 하지요. 결말의 반전이 인상적인 글이었어요. 

e이 작가님의 <상지의 호수>는 사람들 사이에 퍼진 소문으로 시작됩니다. 주머니 산이라 불리는 곳에서 요정을 만나면 귀한 선물을 받을 수 있다고 해요. 한 외지인이 그 소문을 듣고 깊은 산 속을 헤매고 있습니다. 절박하고 간절하게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는 모양인데요, 마침내 산 속 호수에서 기이한 인연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받은 선물의 정체는 무척 충격적인 것이었지요.  

 

이번 소일장에선 주머니를 통해 이름 그대로 요정을 만나기도 하고, 요정이 아닌 다른 비밀을 발견하기도 했어요. 요정을 만나더라도 인물이 원하는 바에 따라 요정과의 관계가 정말 다양하게 나타났고요. 남들에게 잘 보이지 않는 장소에 특별한 무언가가 숨어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상상이 가능했던 것 같아요. 참여해주신 작가님들, 그리고 함께 소일장에 관심 가져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기한 내 글을 마무리하지 못하신 분은 나중에라도 알려주세요. 

 

9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연휴도 코앞이고, 10월에도 멋진 일이 가득하길 바랄게요 :grin: 

ced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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